LS전선은 주야간 70km 해저케이블을 대만에 출하할 계획이다.

서울에서 차로 3시간30분을 달리면 끝없이 바다가 펼쳐진 동해항에 도착한다.

동해항 바로 옆으로 거대한 배 모양 용지에 자리 잡은 LS전선 동해공장이 있다.

지난 9일 방문한 LS전선 동해공장에서는 윈린 해안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

에 사용될 총 70㎞ 길이 해저케이블을 선박 토파즈 인스톨러에 싣느라 바쁘

게 움직이고 있었다. 윈린 프로젝트는 대만 서쪽 해상에 풍력발전단지를 설치

하는 사업이다.

대만행 해저케이블 선적 작업은 지난 5일부터 시작됐다. 최대 1만t 케이블을 실

을 수 있는 포설선에는 배 가운데 위치한 지름 24m의 초대형 턴테이블이 밤낮없

이 돌아가며 해저케이블을 천천히 감고 있었다. 단심 케이블 세 가닥을 꼬아 만

든 해저케이블은 지름 15㎝ 이상으로 성인 남성 운동선수의 허벅지와 맞먹는 두

께를 자랑한다. 동해공장 관계자는 "해저케이블의 ㎞당 무게가 3.5t이 넘는

다"며 "70㎞ 길이 해저케이블 무게는 총 2500t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동해항에서 약 450m 떨어진 LS전선 공장 내부에 위치한 턴테이블이 포설선 턴

테이블과 같은 속도로 돌아가면서 케이블을 밀어내면 설치된 경로를 따라 줄줄

이 배로 옮겨진다. 동해공장 관계자는 "총 70㎞ 길이 해저케이블은 선적 과정만

수일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번에 선적되는 제품은 LS전선이 지난해 대만에서

수주한 총 5000억원 규모 해저케이블 중 첫 번째 출하 물량이다. LS전선은 지난

해 대만에서 발주된 해상풍력단지 1차 사업의 초고압(HV) 해저케이블 공급권을

모두 따냈다.

해저케이블은 케이블의 꽃으로 불린다. 대륙과 대륙, 육지와 섬 간 통신이나

전력 공급을 위해 해저에 부설하려면 최고 수준 기술력이 집약돼야 한다. LS전

선은 2008년 해저케이블시장에 뛰어들어 10여 년 만에 프랑스와 이탈리아, 일본

업체와 함께 글로벌 빅4를 형성했다. 과감한 기술 투자가 결정적 역할을 했

다. 김원배 LS전선 에너지사업본부 생산부문 부문장은 "후발주자로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품질은 물론이고 가격경쟁력이 중요했다"면서 "시간당 만들어

내는 케이블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등 생산성 향상을 통해 앞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LS전선은 사업 초기부터 자체 연구개발(R&D)을 통해 생산설비들을 만들어내며

기술력을 갖춰왔다. 이날 언론에는 처음으로 공개된 해저케이블 2공장에서도

LS전선 기술력을 엿볼 수 있었다. LS전선은 대지면적 10만4000㎡에 건축면적

8800㎡ 규모로 약 500억원을 투자해 지난 4월 해저케이블 2공장을 준공하고 연

간 생산능력을 2.5배 가까이 늘렸다.

해저케이블은 일반적으로 지름 30㎝ 내외 케이블을 한 번에 수십 ㎞까지 연속

으로 생산해야 한다. 대형 제조설비 자체가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되는 이유

다. 해저케이블 2공장에서 가장 눈에 띈 것도 높이 50m의 위용을 자랑하는 수직

연합기다. 1차적으로 생산해낸 케이블 세 가닥을 다시 꼬아서 하나로 만들어주

는 설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