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에 든 음료가 찰랑거린다.
위만. 파란색음료에 눈이 간다.
역시 위만 찰랑거린다.
몇일간 시음행사 아르바이트를 했다.
담당자로 이사님이 나오셨는데 아르바이트생이 아니라 동지처럼? 뭔가 존중해주는 듯한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상품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들을 알려주고 여기 백화점 주임이 까다롭다는 둥 백화점 행사경험들도 얘기해주었다.
하루는 식품검사하는 사람이 오더니 보건증을 보여달라고 했다. 깜박잊고 아니 시음할때는 늘 소지하고 있어야 하는 사실을 모르고 집에 두고 보건증을 갖고 오지 않았다. 항상 갖고 오셔야 한다며 딱딱하게 말하더니 명찰에 적힌 내 이름따위를 적고는 도도한 발걸음으로 가 버렸다.
화장실에 잠깐 갔는데 주임이 전화가 왔다. 난 화장실에 잠깐 왔다고 얼른 말했다. 전에 쉬는시간에 쉬러 갔는데 바쁜 시간에 자리를 몇십분이나 비웠다며 담당이사한테 말해서 짜증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또 잔소리 듣기가 싫었다. 주임이 보건증 안갖고 왔냐고 하길래 난 몰랐다고 대답했고 어이없는듯 몰랐다구요?한다. 불시에 보건증 검사를 하고 보건증을 안갖고 있으면 법에 걸린다며 판매를 더이상 할수 없으니 집에 가서 갖고오던지 구청에서 발급해 오던지 하란다. 갑작스러운 몰아침에 당황스러웠다.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집은 멀고 구청에 다녀와야 할듯 싶었다.
잠시후 다시만난 주임에게 좀 억울한 마음도 들고 짜증이 난 나는 그렇게 중요한거면 교육시에 언급이 있던지 담당자가 전달을 해야할텐데 그런 안내가 전혀 없었다고 퉁명하게 말했다.
좀 부드러워진 주임이 전달이 안되었나보다며 일단 가서 판매를 하시고 구청에서 발급가능한지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돌아가 다시 판매를 하는데 기분이 나지 않았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다시 보건증 검사를 받고 무사히 일을 끝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당황스럽기도 짜증나기도 했지만 별탈없이 잘 지나가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할말은 했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했고.
시음하는 동안 무수한 사람들이 오고갔다.
어떤 사람은 친절하고 어떤사람은 까다롭고 어떤 사람은 무심하고 어떤 사람은 날 예쁘다고 칭찬한다.
모두 각자 다른 사람들이 오고 간다.
그 각기 다른 사람들로 기분이 좋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한다.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 내 마음을 본다.
춤추는 마음이 문득 웃기다 생각한다.
음료가 찰랑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