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일은 된다> 제목이 너무 경박하다고 생각했다. 신뢰하고 좋아하는 분이 단톡방에 “<될 일은 된다>를 추천합니다”라고 하지 않았다면, 조금 더 늦게 만나게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언젠가는 읽을 책이라고 생각하니까.)
원제는 “The Surrender Experiment”.
간디 자서전 “나의 진리 실험이야기”와 데이비드 호킨스의 “놓아버림(Letting go)를 연상시킨다. 그냥 원제 그대로 했다면 훨씬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저자 마이클 싱어의 삶을 옮겨 놓은 일종의 자서전이다. 그러나 책을 읽다 보면 마치 소설책을 읽는 듯한 기분이었다. 어떤 부분은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연상시키기도 했고, 어떤 부분은 무협지 어느 부분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인생의 모든 순간을 담을 수 없는 지면의 한계상 적당히 생략되어서 주요 사건만 담다 보니, 내용이 드라마틱해서 ‘이것이 정말 실제 그의 삶이란 말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왜 목소리는 한시도 쉬지 않고 말하는 걸까? 어떤 대상을 보면 나는 보는 즉시 그것을 안다. 그런데 왜 이 목소리는 내가 그것을 보고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느끼는 지 나에게 굳이 말해주는 것일까? ‘메리가 오고 있네. 오늘은 메리를 만나고 싶지 않아. 날 못 보고 지나쳤으면 좋겠어.’ - P28
또 다른 의문은 ‘머릿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모든 활동을 알아차리고 있는 나는 누구일까?’였다. 너무나 초연히 떨어져 있으면서 오가는 생각을 그저 지켜볼 수 있는 나는 누구일까? P29
1970년, 23살까지 아주 평범한 삶을 살고 있던 마이클 싱어. 아주 사소한 자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머리 속에서 계속 떠들어대는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지켜보기 시작하니, 시끄러워서 점점 견딜 수 없게 되었다. 그것을 잠재우기 위한 자구책을 찾고 찾아 명상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고, 그의 삶은 이전의 삶으로 되돌릴 수 없는 길로 들어서게 된다.
차세대 대학교수로 촉망받던 마이클 싱어에게는 더 이상 박사과정이 의미가 없어졌다. 오직 고요한 침묵의 자리, 참나를 만나는 것만이 유일한 삶의 목표가 되었다. 그리고 머리 속 목소리와 고군 분투하던 중 명상만으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고요한 내면으로 들어갔다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다시 마음(mind 생각)이 시끄럽게 만든다는 것을 말이다. 저항하는 에고를 넘어서 삶의 흐름을 받아들이기 위한 수용연습을 시작한다. 삶에서 그에게 찾아오는 것들 앞에서 에고의 저항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해 삶은 그를 거대한 자리까지 옮겨 놓았다.
그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되겠다는 대담한 시도의 일환으로서 나는 개인적인 호불호를 둘러싼 마음의 수다에는 완전히 귀를 닫겠노라고 결심했다. 대신 삶이 자연스러운 흐름을 통해 내게 가져다주는 것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데에만 의지를 발휘하리라고 마음 먹었다. P94
(중략) 수행은 아주 간단한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바로 날씨였다. 비가 오면 툴툴대지 않고 그저 비가 내리나 보다 하는 것이, 해가 쨍쨍하면 툴툴대지 않고 그저 쨍쨍한가 보다 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일까? P94
(중략) 이제부터 삶이 특정한 방향으로 펼쳐지는 것에 대해 내가 저항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 유일한 이유가 나 자신의 호불호라면 나는 그 호불호를 내려놓고 삶에 주도권을 넘기겠노라고 결심했던 것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P95
박사 과정이 의미없다며 그만두려 했으나, 삶은 그에게 박사과정을 마칠 수 있게 이끌었다. 학자의 부탁으로 시작한 경제학 개인 교습. 애초엔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컸으나, 삶의 흐름에 자신을 맡기고자 한 확고한 결심을 떠올리며 개인교습 제안을 수락했다. 그 덕에 그는 어렵사리 공부하지 않아도 박사 졸업 시험을 칠 수 있었으며, 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책이 처음으로 출판되는 일이 일어난다. 그가 애써 시험 공부를 하거나 머리를 싸매고 논문을 쓴 것도 아니었다. 매일 명상을 했고, 영감이 떠오르는 대로 했을 뿐이었다.
내 머릿속 목소리는 노발대발했다. 나는 그것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것을 보았다. ‘안돼! 난 그런 거 못해. 이제 대학과의 인연은 끝났단 말이야. 나는 수행에 전념하고 싶어. 옛날에 보던 경제학 책을 다시 꺼내는 일은 없을 거야. 옛날에 보던 경제학 책을 다시 꺼내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중략)’ 이 모든 저항의 한가운데에서 나는 삶에 가져다주는 모든 일에 자신을 내맡기겠다고 했던 내 최근의 맹세를 떠올렸다. 내가 지켜보는 머릿속 목소리는 영적인 조언가가 아니었다. P101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살 곳 하나 없어서 자동차에서 떠돌던 그에게 삶은 작은 땅을 소개했고, 그곳에서 혼자 고요한 명상을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그곳으로 모여들었고, 작은 땅은 크고 작은 기적들이 모여 대규모 영성 공동체의 사원으로 발전하게 된다.
또한 영성 공동체의 경제적 지원을 위한 것이었을까. 자신이 직접 지은 사원의 오두막들 덕에 뜻밖에 인테리어 업자의 제안을 받는다. 그것이 그를 건축업자의 길을 걷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그는 건축업자가 되면서 시간 강사 시절에 상상할 수 없었던 수입을 벌어들이기 시작했다.
삶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 앞에 우연히 나타난 개인용 컴퓨터. 그 덕에 그는 프로그램밍이라는 것을 시작하게 된다. 혼자서 시작한 프로그램머로서의 삶은 결국엔 미국 전역의 의료 전산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회사의 CEO로 발돋음하게 한다.
책을 덮었을 때, ‘이거 정말 실화야?’하고 올라오는 놀라움과 ‘그래도 각색되지 않았을까? 그는 차세대 교수로 촉망받는 박사과정생이었어. 똑똑했다고. 그러니까 가능한 거지’하는 회의적감을 드러내는 내 머리속 목소리.
그런 다음에는 욕망이 솟아 올랐다. ‘그럼 내 삶에서 다가오는 것들에 대해 개인적인 호불호 때문에 저항하는 마음이 올라온다면, 그거만 잘 수용하면 나도 마이클 싱어처럼 성공하는 거야?’하는 욕망 말이다.
그러나 그의 메시지는 다시금 곱씹어 봐야 한다. 그는 성공 방정식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Life Knows Better
마이클 싱어는 말한다. 삶은(생명은) 자신 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그렇다 삶이, 생명이, 신이 디자인한 완벽함에 우리를 내맡기라. 그러면 될 일은 된다.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수영은 반드시 배워야하는 운동같아요
저희 아이들도 조금더 크면 가르치려구요 ㅎㅎ
인생도 힘을 조금만 빼고 살아도 좋을것같아요~^^
일찍 배우면 배울수록 인생의 즐거움이 늘어나는 거 같아요. 물놀이는 항상 재미나요! ㅎㅎ
글쵸 물놀이의 즐거움~^^
7월달도 즐거움으로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pitt925님도 즐거운 7월 되세요!
수영을 못 배워서TT 아직 몸에 힘이 많이 들어있나봅니다. ㅎㅎ 소중한 글 잘 보았습니다. 즐거운 하루되십시오^^
ㅋㅋㅋㅋ 무슨 겸손의 말씀을~~
어쨌든 수영은 즐거운 활동인 거 같아요.
배우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지만, 배워두면 삶의 즐거움이 늘어날 거 같아요^^
오늘도 찾아와서 글 읽어주혀서 감사합니다.
저도 어릴 때 배워놨어야 하는데 무서워서 안했던게
지금은 좀 아쉽네요..ㅎㅎ
조금 커서 배우려니 쉽지가 않더라구요..^^:;
참고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저도 그 때 안 배웠으면, 아직도 못 배웠을 수도 있었겠다 싶어요.
그 땐 수영 배우는 것이 삶의 활력소가 되어서 계속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ㅎㅎㅎ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빼고 물타기가 바로 욕심을 버리고 현재에 충실하는 거지요.
네네~~^^ 삶의 원리는 한결 같은 느낌입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nabinabi 작가님! 채널 스팀잇@channelsteemit 입니다.
저희는 스팀잇의 가치있거나 감동있는 스토리를 음성으로 다시 만들고 있는데요. 이 글을 제작해도 될까 하는 마음에 의견 여쭙습니다.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부탁드려요!!
여기에도 글을 남겨주셨는데, 발견을 못하고 있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탄생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