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OS ICO의 펀드재활용 가능성 제기는 타당한가?

안녕하세요. dev1입니다.

어제 레딧에 "EOS는 돈세탁 사기일수도 있습니다. 의심스러운 행적이 보입니다." 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레딧에는 block.one의 CTO인 댄의 행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많고, 이러한 감정을 토대로 하여 "EOS는 사기다"라는 주장이 끊임없이 재생산 되어왔습니다.

이번에는 레딧의 한 유저가 나름의 논리를 통해 의혹을 제기하였고, 댄 또한 텔레그램 EOS 채팅방을 통해 입장을 표명하고 설명을 하였습니다. EOS 투자자라면 알아두고 한번 쯤 고민해볼만한 내용인 것 같아서 공유를 드리려고 합니다.

레딧유저의 문제제기

의심스러운 계좌들이 존재

ICO 컨트렉트 생성 전에 개설되어서, 오로지 EOS ICO를 위해서만 사용되는 계좌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이 계좌들은 거래소로 부터 이더를 전송받고, 이를 이용해 ICO에 참여한 다음, 그 EOS 토큰을 클레임받아 다시 거래소로 보냅니다. 이 계좌들은 매주 수만달러 어치의 이더를 ICO로 보냅니다.

레딧유저는 아래의 7개 계좌를 찾아내었으나, 스마트컨트랙트의 히스토리를 12개 페이지만 살폈는데 이 정도면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계좌가 이러한 행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https://etherscan.io/txs?a=0x1ecf0b798ebb43477b5c657963332d640871a0ec&p=1
https://etherscan.io/address/0x2808c13b7b81c6fdcfb10ed6f158b84a3284d68f
https://etherscan.io/address/0x1869e05f92ba2e0d71e9da71713c8672a18ea923
https://etherscan.io/address/0x4e8c49fab23532ef2ed14058639f55cf45bade1e
https://etherscan.io/address/0x720081be885c6c0de4d1c7f8ed0e3b284010e20b
https://etherscan.io/txs?a=0x3d4211b8fd39b1fecafb27f707b23dc36b7e18bc&p=9
https://etherscan.io/txs?a=0x1ecf0b798ebb43477b5c657963332d640871a0ec&p=1

10억달러짜리 ICO = 10억달러짜리 사기

레딧유저가 지적하는 펀드재활용 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Start ICO with unlimited cap: 무제한 캡으로 ICO를 시작한다.
2. Funnel existing cryptos into your own ICO: 가지고 있는 암호화폐를 이용해 ICO에 참여한다.
3. Get your funds back....since you own the ICO: ICO에 자신이 투자한 돈은 자신이 돌려받는다. 자신이 ICO의 소유주이기 때문이다.
4. Get Tokens as well: EOS 토큰도 받는다.
5. Sell Tokens: EOS토큰을 판다.
6. Send BTC/ETH from tokens you just sold back to get more tokens: EOS 토큰을 판 BTC나 ETH를 원래 계좌로 보낸다.
7. Repeat at step 2: 2번 단계부터 반복한다.

ICO가 끝날때 까지 block.one은 이 과정을 몇번이고 계속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계속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캡의 문제

레딧유저는 이 문제가 Cap을 제한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주장합니다. 다른 ICO들은 Cap을 제한하기 때문에 ICO 주체가 자기 돈을 ICO에 넣을 이유가 없다고 합니다.

0x0000... 계좌와의 연관성

이 부분은 레딧유저도 관련성이 있는지 없는지 정확히 모르겠다고 합니다만,
아까 언급한 의심스러운 계좌들이 이더리움 개발자 계정으로 추정되는 아래 계정으로부터 다른 암호화폐들을 받은 것 같다고 주장합니다.
https://etherscan.io/address/0x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tokentxns

댄의 답변

스스로가 믿을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증거없이 사기 의혹을 제기하고있으며, 이는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순환논법의 오류

이러한 주장들은 모두 block.one이 합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는 믿음에서 비롯되는데, 여기에는 EOS가 사기라는 믿음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지적합니다.
즉, 이러한 비판은 아래와 같은 순환논법을 따르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1. EOS는 사기야.
2. 사기는 합법적인 수요를 창출할 수 없지.
3. 근데 돈이 들어왔으니 펀드 재활용을 하고 있는거야
4. 펀드재활용을 했으니 사기가 맞네.

게임이론

block.one은 50명이 넘는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고, 50명이 각자의 지분율에 맞게 펀드재활용을 할것으로 결탁하지 않는 이상 게임이론에 의해서 개개인이 부정을 저지르지 않도록 유도된다고 댄은 주장합니다.

dev1의 생각

부분적으로 합리적인 지적

레딧유저가 지적한 부정의 이론적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이렇게 부정이 저질러지고 있다고 하면, 원래 block.one이 보유해야할 EOS토큰보다 더 많은토큰이 공짜로 block.one에게 할당되는 효과를 낳습니다. 순 ETH 펀드량은 같은데, EOS토큰이 덜 할당되므로 펀딩에 참여한사람들에게는 피해가 가는 것이죠.

댄의 주장과는 다르게 게임이론이 작동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어 block.one 소유주 50명중 10%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사람은 어떤 공모나 결탁없이도 위에서 서술된 부정을 저지를 수가 있습니다. EOS ICO에 참여하고 받은 EOS토큰을 판매할때마다 10%의 수익을 냅니다. 따라서 본인의 지분율이 거래수수료와 송금수수료를 상회하기만 한다면 이 부정은 유효합니다.

캡에 대한 주장은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문제는 캡이 유한이냐 무한이냐가 아니라, ICO가 끝나기 전에 토큰이 전송 가능하냐 아니냐인 것 같습니다. EOS는 독특하게 ICO가 매우 길고, ICO가 끝나기 전에 토큰을 claim하여 이를 거래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ICO 운영주체가 이를 악용할 여지가 있다는 것은 분명 EOS ICO 구조의 결함으로 느껴집니다.

부정으로 큰 돈을 벌기 어려운 구조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10%지분을 소유한 누군가 (또는 그룹)이 작정하고 부정을 저지른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ICO에 한번 참여할때마다 수익은 복리로 가중되므로, 100번만 이렇게 돌려도 원금을 13,781배로 불릴 수가 있습니다. 원금 1억이라면 약 96일뒤에는 1조 3천억이 넘는 돈이 됩니다.
현재 EOS 마켓캡은 2천5백억정도 규모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13,781배의 수익을 냈다면, 마켓캡이 이렇게 작을수는 없겠죠. 애초에 현재 EOS ICO는 회당 3500~4000ETH를 받고 있습니다. 한화로 따지면 10억원정도 규모인데, 몇억만 ICO에 집어넣어도 본인이 받는 EOS 토큰의 갯수가 폭락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것으로 알 수 있는 것은 EOS ICO는 펀드재활용으로 부정수익을 낼 가능성이 전혀없지 않지만, 이를 위해 최적화된 구조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캡에 제한을 걸고 온갖 종류의 마케팅, 그리고 대규모의 펀드재활용을 통해서 더 많은 돈이 한꺼번에 유입되도록 하는 편이 좋았겠죠.

block.one의 동기

block.one 입장에서도 조직적 부정을 저지를 이유가 없습니다. 위의 구조 때문에 대규모 부정을 통해 큰 이익을 내는 것은 불가능한데 반해, EOS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런칭이 되어 Dapp 플랫폼으로서 유의미한 마켓쉐어를 차지하기만 해도 현재 EOS토큰가격대비 최소 수십배의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몇배냐를 따지는게 무의미하기는 합니다. 본인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쏟은 노력만큼 보상을 받는 것이니)

실제로도 EOS.IO는 원래의 일정보다 다소 빠른페이스로 잘 개발이 되어가고 있고 있습니다.

의심스러운 계좌들은 그렇다면?

block.one의 소유주들 중 일부가 부정이익을 소규모로 취하고 있을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말하진 못하겠지만, 말이 되는 방향으로 생각을 해본다면 이들은 ICO 규제를 피하기 위한 익명계좌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한국인 ICO 참여를 규제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에 대한 회피법이었는데요. 이 회피법을 이용하면 이러한 계좌들과 정확히 같은 기록을 남기게 됩니다.

중국이나 미국과 같이 ICO 참여 규제 조짐이 있었던 나라들의 경우에 ICO참여를 위해 미리 회피방법을 고안하고 적용해왔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