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 전부터 느껴왔던 것이지만 어떠한 아이디어가 서비스, 나아가 비즈니스가 되는 과정은 몇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 유형) 나, 너 또는 우리 중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 만들게 된 것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쓰이게 되면서 비즈니스 모델이 붙고 하나의 비즈니스로 완성되는 경우
(두 번째 유형) 지금, 누군가에게 필요하지는 않지만 추후에는 필요할 것이라고 미래를 예측하여 설계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다음 이를 사람, 자본을 통해 트렌드를 만들고 그 위에 올림으로써 비즈니스로 메이킹하는 경우
(세 번째 유형) 나 또는 우리가 관심이 있고 잘 알고, 잘하기 때문에 분명 다른 사람들도 언젠가는 관심을 가져줄 것이라는 기대로 어떻게든 일단 시작을 해서 비즈니스로 완성되기를 바라는 경우
(네 번째 유형) 최근에 가장 돈이 되고 근사한 커리어가 될 수 있는 핫한 트렌드를 따라 타인 또는 타사의 아이디어에 약간의 수정이나 변형을 주고 외형에 힘을 주어 제로투원은 아니지만 패스트 팔로워로서 또는 특정 로컬에서 선점을 하고자 하는 경우
(다섯번째 유형) 이론적으로 가장 그럴듯 해 보이는 논리를 만들고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작업이 가능한 사람과 돈을 모아 루트를 만들어서 일단은 돈 방석을 깔아놓고 그 다음 스텝을 생각하는 경우
이 모든 것들이 니즈 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되고 비즈니스가 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그 과정은 너무나 많이 다르고 최종적인 결과 역시 많이 다를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왜 시작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누군가에 질문에 "위에서 그렇게 하라고 해서" 라고 말하는 사람이 대표가 될 수 있고, 그 대표가 이를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것에 외려 내가 민망함을 느꼈다.
언제부터 생각과 철학이 없어도 돈만 있으면 가오가 생기게 된 것인가?
우리가 기억하는 대표적인 기업, 혁신적인 기업, 성공한 기업은 우리 중 가까운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 시작이 되었는데, 지금 우리 주변에는 일단 돈 방석을 깔고 그 다음 스텝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비즈니스 출발점의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곳에 더 많은 돈이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점은 지나치도록 씁쓸한 현실이 아닌가 싶다.
오늘 내가 보고 들었던 것들 중 왜, 그리고 무엇(또는 누구)을 위해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