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여자들이 상담을 요청했던 가장 많은 내용은 "저 남자는 내가 웃기만 해도 내가 자길 좋아하는 줄 알아. 맘대로 웃지도 못한다니까."이었다.
남자란 상상력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여자가 싱긋 눈웃음이라도 지어주면 단편소설 하나 완성되고 혹여라도 "커피 한잔 사줘요."라고 말하면 장편 대하 소설을 완성시켜버리는 것이 남자이다.
이런 고민상담은 여자라면 쉽게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다. "네가 관심이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줘. 눈도 마주치지 말고 웃지도 말고 말하지도 마. 그게 아니면 네가 속으로는 사실 그 남자한테 관심이 있다는 거야."라고 말을 해 주면 대부분 확실하게 해결을 한다. 어느쪽으로 해결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지만 남자가 상담을 해 온다면 정말 고민스러워진다. "그 여자 나 좋아하나봐. 나만 보면 웃고 어제는 커피를 사 달라고까지 했다니까. 아~ 난 관심 없는데 어쩌냐."라고 거만한 표정까지 지어버리면 앞이 캄캄해지며 뒷목이 뻣뻣해진다.
저 이야기를 내게 했다는 것은 이미 초고단계를 넘어 탈고까지 마치고 영화로 찍기 위해서 편집, 각색까지 끝낸 완벽한 시나리오가 된 상태로 내게 넘어왔는데 내가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 수가 있겠는가. 마음 같아서는 뒷통수에 45도 각도로 강력한 하이킥을 날린 뒤 암바를 걸어 정신차릴 때까지 압박해주고 싶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그 여자가 친구에게 정말로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면 어쩌라고.
이럴 경우 일단 현실로 돌아오게 만드는 것이 급선무이다. 여자란 얼마나 가증스러운 존재이고 별 관심없는 사람에게 능숙하게 웃음을 흘리는지에 대해서 서너시간동안 세뇌교육을 시킨 뒤 얼마나 크게 잘못하고 있는지를 조목조목 설명을 하며 이성적인 설득이 가능한지 우선 타진을 해 보고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육체적/정신적 협박, 강요, 조작된 각종 사례들에 대한 이야기로 그 여자에 한걸음 떨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딱 한걸음만 떨어져서 그 상황들을 다시 보게 만든다면 그것만으로 성공이다. 그 이후부터 대부분의 남자들은 스스로 추론하고 결론내리고 내친김에 자신이 얼마나 바보였는지에 대하여 자기 반성까지 하곤 한다.
이런 이야기 갑자기 하는 이유는....
누가 나한테 이렇게 좀 해 줬으면 좋겠다.
말 한번 걸어주고 웃음 한번 지어줄 때마다 연애 소설 한편씩 완성되고 냉정한 모습 한번 보일 때마다 슬픈 사랑이야기 한편 써 버리는 지금의 내 상황은 내가 봐도 그다지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는다.
주말마다 친구들이 정신차리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그러면 뭐하나 하루도 되지 않아서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걸 어찌한단말인가. 작은 것 하나에 이리 휘청, 저리 휘청 하는 모습이 얼마나 꼴사나운지 머리는 알고 있지만 몸은 절대 머리의 말을 듣지 않는다.
무슨 생각을 하면서 저런 표정을 짓고 무슨 이유로 그렇게 행동하는지 알 수 있다면 만사 해결이지만 내게 그걸 알 수 있는 능력도 눈치도 주지 않았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아~ 이 어려운 세상이여.
남녀사이는 어딜가든 서로 다른 오해를 하는건가봐요 ㅎ 재미난 포스팅이에요~^^ 언젠가는 맘에 드는 짝이 나타나길 응원합니다. ㅋ 팔로우하고가요~
감사합니다.찾아주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