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에 투자하는가, 투기를 하는가? 어디를 바라보느냐의 문제.

올 2월인가 무심코 지나치던 베너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베너.
비트코인이 2600만원을 치솟으며 연일 뉴스가 되던 17년말 18년초에는 거들떠도 보지 않다가
왜 갑자기 베너를 클릭해서 나도 모르게 실명 인증까지 하게 되었을까.

어느 수준으로 발을 담궜다고 표현할 수 없으나 현재까지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고만 해두겠다.
거래소의 기능이 웃긴 것이, 매도, 매수 거래금액의 합산 1억이 되지 않으면 차트를 보며 유저들과의 채팅을 하지 못한다. 이 채팅 창에서 무슨 위로를 찾겠다고 읽기 전용 유저로(옛말로 눈팅) 유저들의 한탄과 비명, 의미없는 외침을 수 없이 보아왔다.

이 사람들은 이걸로 업을 삼고 있는가 싶다가도 나 처럼 직장을 다니며 쌈짓돈 밀어넣은 사람도 꽤 있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호가창과 그래프를 보고 있노라니, 리먼브라더스 사태때 돈놀이 하던 콜/풋 호가창이 떠올랐다.
그 때는 1천원짜리 풋이 관뚜껑 열고 일어나던 때였는데, 3개월 가량 암호화폐 호가창 구경을 해보니 내가 구경하던 파생상품 콜/풋 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24시간, 365일 거래하는 세계 돈놀이판에 누가 먼저 펌프질을 하며 그에 호응하느냐에 따라 말도 안되는 시세의 움직임이 있지만 짧게는 뉴스와 기술적 추세에 호응하는 가격의 움직임이 보이긴 한다.
하지만 전문가의 입장에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고점에서 물린" 한 명의 "투자자:왜 투자자란 표현을 했는지는 아래에서" 로서 울분이 터지는 일들이 끊임없이 발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첫번째는 ICO라고 불리는 펀딩 단계를 아예 돈을 땡기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기술 집단들.
대게의 유형은 그럴듯한 코드 모음, 백서, 그럴싸한 홈페이지, 다양한 선점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배당(에어드랍).
하루에도 셀 수 없는 ICO 의 변형 정보들이 텔레그램,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소나기처럼 쏟아진다.
그리고 누군가는 투자를, 누군가는 에어드랍을 목적으로 전 세계인이 텔레그램으로 대동단결 하고 있다.
텔레그램 방에 참여하는 숫자가 늘어나는걸 보면, 이거 정말 홍보도 제대로 하고 뭔가 터질것 같다 라는 느낌이 하루에 수 없이 든다.
차라리 중국어를, 영어를 제대로 못한다는 것이 이러한 정보에서 차단되는 것이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두번째로 거래소의 뻥카.
업비트의 검찰 수사 소식으로 회복하던 암호화폐 시세가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한국이라고.
한국에서 한 거래소의 수사를 한다는게 전 세계의 시세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말 그대로 미쳤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거래소에 원화를 밀어 넣었으면, 거래소 규모가 세계적으로 손꼽히고 있는지.

이쯤 되면 누구나 하는 소리.
기존에 투자하던 사람들 뒤로 사람들이 못들어오니까 폭탄 돌리기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라고 정부의 정책 탓을 한다.
돈놀이는 폭탄돌리기가 맞다고 본다.
나보다 더 비싸게 내가 가진것을 사주면 그만이다.
문제는 입문할 문턱을 터무니 없이 높여서 신규 유입이 없으니까 거래소들도 뻥카 지갑, 전송 안되는 말도 안되는 기습 코인 상장 등 우려 빼먹는 짓이 거래소의 최고 수입원이 되고 만 것이다.

하지만, 거래소에서 3천원씩을 준다고 하면서 실명 인증을 하라고 하는데 실제 실명으로 전환된 비율이 상당히 낮다.
뉴스로만 듣던 검은 돈, 세탁, 무기명 거래가 이 시장을 움직이는게 맞긴 한가보다.

아직은 거래 수익에 대한 어떤 세금책도 나오지 않았는데 이미 나올줄 알겠다는 사람들 처럼 실명 인증을 하지 않는다.
불안한 예감과 느낌은 반드시 그리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이 시장이 누구나 걸음마 단계라고 하지만, 지금 우리의 시간은 지구 반대편으로 송금 하는데 1~3분을 얘기하는 시대이다.
정책도, 규제도 그 흐름을 타면 휩쓸릴 정도로 빠르게 실패와 안착 시도를 계속 하게 되겠지.

좋게 말하면 투자,
내가 산 디지털 자산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알지 못하면 투기.
투기라면 최소한 EOS는 이달 말에 스와핑 되는 거래소인지 부터 따지고 숏인지 롱인지 결정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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