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누구의 것인가의 저자 제런 러니어는 IT의 진화로 세상이 지속 가능하려면 개인 정보로 인해 가치가 발생하면 그것이 개인과도 공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에게 얻은 정보가 가치를 창출하면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놀랍도록 많은 사람들이 놀랍도록 많은 양의 가치를 네트워크상에서 제공한다. 하지만 부의 대다수는 원료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이 원료를 모으고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흘러든다. 정보는 공짜라는 인식을 깨뜨리고 보편적 소액 전자 지불 시스템을 도입하면 새로운 유형의 중산층과 더 진실되고 성장하는 정보 경제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기계의 성능이 아무리 좋아져도 개인 자유와 자결권을 강화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디지털 세계를 움직이는 질서를 세운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우버, 에어비앤비 등은 모두 사람들로부터 확보한 정보를 조직화하고 이를 재활용하는 역량이 대단히 뛰어난 회사들이다. 이들 회사는 사용자들에게 공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개인 정보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주특기다. 이들 회사 시가총액은 어마어마하다. 어마어마한 시가총액에는 이들이 보유한 데이터 역량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제런 러니어는 점점 영향력이 커지는 거대 인터넷 기업 중심으로 디지털 생태계의 판이 돌아가는 추세가 계속되면 중산층은 붕괴되고, 사회는 계속해서 양극화돼 결국 붕괴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이를 위해 그가 내건 대안은 좀 거룩하게 들리는 '인본주의 정보경제'로 개인 정보로 통해 발생하는 가치가 다시 개인에게로 돌아가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여러분이 온라인 중매 사이트에서 배우잣감을 만난다. 이 서비스를 구현하는 알고리즘이 여러분의 결혼 생활을 추적한다. 해가 가도 결혼 생활이 유지되면 알고리즘은 다른 커플을 맺어줄때 여러분과 매우자 사이의 상관관계를 점점 많이 적용한다. 그중 일부도 결혼에 성공하면 여러분 사례에서 도출한 상관관계는 배우자 추천에 무척 적합한 것으로 자동 계선된다. 그 덕에 여려분은 추가로 나노 지불을 받는다."
"중매 서비스가 신혼 부부의 행복한 결론을 강조하는 광고를 제작한다고 해보자. 이 결론은 여러분의 결혼 사례를 분석한 것으로보투더 많은 영감을 받았다. 이 경우에 여러분은 이 참조 행위로부터 대가를 받을 자격이 있으며, 광고 덕분에 실적이 개선되면 더 많은 대가를 받을 수 있다."
제런 러니어에 따르면 개인 데이터의 가치를 측정하는 객관적인 기준은 없지만 많은 사람들의 가진 정보의 가치가 해마다 커지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가 개인 데이터가 점차 중요해질거라 보는 이유는 이것이 자동화되거나 초효율적인 시스템을 가동하는 원료이며, 그런 시스템이 점점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광고나 대출을 타기팅하는데 이용되는 모든 데이터를 합산하면 어떻게 될까? 여러분의 데이터가 페이스북이나 구글, 또는 금융 회사나 보험 회사에 얼마나 귀중한지 판단하기는 힘들다. 그러면 또 다른 질문을 던져보자. 제 삼자는 여러분에 대한 개인 정보에 접속하는 대가로 서로에게 얼마를 지급할까? 투자자는 여러분의 개인 정보 말고는 아무 사업 계획도, 자산도 없는 회사의 가치를 어느정도 평가할까?
이 물음에 대해서 수많은 글이 발표되었지만 자료를 들여다 보아도 답을 찾을 수는 없다. 사실 이 유형의 개인 정보가 가지는 가치만큼, 널리 논란이 되는 가치는 내가 알기로 없다. 어떤 기준에 따르면 개인 정보에 접근하는 권리의 가치는 1센트의 1000분의 1이나 100분의 1에 불과하다. 또 다른 기준에 따르면 개인 정보는 1년에 수십달러, 수백달러, 수천달러의 가치가 있을 수도 있다.
편차가 엄청난 이유는 현재의 정보 경제가 정보의 원천인 사람들에게서 권리를 박탈하도록 설계되었기 떄문이다. 따라서 이 가치와 어떤식으로든 상호 작용하는 제삼자를 관찰하는 방법으로만 가치를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제삼자가 처한 상황은 천차만별이다.그러므로 지금의 측정 방법은 무의미하다. 개인 정보의 가치는 우리가 그 가치의 존재를 인정해야만 알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다른 요인을 배제한 직접적 거래를 관찰할 수있을 것이다. 건강과 생체에 관련된 데이터처럼 최종 기록에 포함해야할 데이터 종류가 또 있다. 매일매일의 움직임도 그중 하나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데이터가 더 많아질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판을 바꿀 수 있는 좀더 디테일한 대안을 내놓을 거라 기대했는데, 읽고 보니 두루뭉술한 방향을 제시하는 수준이다.
"인본주의경제의 시나리오에 대한 물음 중에서 가장 까다로운 것 중 하나는 이곳에서 그곳으로 어떻게 갈 것인가이다. 이 새로운 세상이 올것인지 알기 위해 나서서 위험을 감수할 사람이 누구일까? 이것은 정치적 과제일 뿐 아니라 경제적 과제이기도 하다."
블록체인아나 암호화폐가 저자가 생각하는 방향과 어느정도는 연결고리가 있어 보이는데, 이에 대한 언급도 없다. 구글 검색을 해봐도 제런 러니어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해 말한 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 저자는 사람들이 자신의 개인 정보를 공짜로 주고, 서비스를 공짜로 쓰는 공짜경제를 대체하는 새로운 흐름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에 따르면 공짜 경제보다는 유료로 팔리는 비중이 큰 것이 낫다.
그의 말이 현실화되어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IT시장에는 공짜에 이어 멤버십 경제가 중량감있는 이슈로 부상했다. 넷플릭스아 아마존 프라임이 대표적이다. 멤버십과 공짜 경제는 모두 서비스 제공 업체가 개인 정보에서 발생하는 가치를 독점하는 만큼, 저자 제런 러니어의 눈에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도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동급으로 비춰질지 모르겠지만 구경꾼인 나에게 멤버십 경제는 공짜경제와는 다른 패러다임으로 비춰진다.
멤버십, 공짜 경제와는 게임의 룰이 아예 다른, 사용자가 자신의 개인 정보에서 발생한 가치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현실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지금으로선 암호화폐 외에는 떠올리기 어렵다. 정부가 구글이나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에게 개인정보의 가치를 측정해서 사용자와 공유하라고 하는 시나리오가 불가능한 건 아니겠지만 현실성은 무척이나 떨어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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