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MSI INFINITE X 1080 TI 강림!!!! ...과 나의 뻘짓삽질 일지

in #computer7 years ago (edited)

이 글은 원래 환희에 차서 어제 올렸어야 하는 INFINITE X 찬양 글이어야 했다.... 내가 원하는 셋팅을 하고 제대로 구동하기까지 거의 14시간을 고생하고 삽질을 했기 때문에, 혹시 모를 나 같은 무지랭이 비슷한 문제를 겪고 해답안을 찾을까봐 삽질의 과정을 일지처럼 쓰기로 했다. IT인인 내 동생조차도 내가 겪었던 걸 스텝 바이 스텝 그대로 물어보길래 내가 혼자가 아니었구나ㅠ 하는 마음으로 적어본다.

어제 새벽에 악몽을 꿨다며 징징거리는 포스트를 올리고 일어난 뒤, 오늘 당장 부산으로 여행갈지 일본으로 여행갈지 코타키나발루로 여행을 갈지 계속 검색해보고 있었다. 그 전 날 저녁에 인피니트 x가 출고되었고 물류창고에서 나온 것까지 조회가 되어서 부산에 가는 게 거의 확실시되었다. 8시 반 기차를 탈까, 10시 반경의 비행기를 탈까, 에이 그냥 1박 할까, 신라스테이에서 지낼까, 롯데호텔에서 지낼까, 아니 근데 가기 전에 반매도는 해야할 텐데 몇몇 개를 골라 할까 싹 다 반매도할까, 고민하고 있었다. 고민 중에 스팀잇에서 정보를 찾다보니 8시 반이 되었는데, 전화가 한 통 왔다. 로젠 택밴데요~!

오후 1시 전에는 도착할 건데 박스가 큰 게 3개라서 택배무인함에는 못 넣고 집 앞에 두고 가야 한단다.

뭐가 어찌됐든

어머! 나 여행 안 가도 되겠다!

하고 INFINITE X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룰루랄라 여행 가려고 스킵하려던 병원도 갔다왔다.

그렇게,
Infinite X는 11시에 나에게 다가와줬다-☆

(맘 속 BGM은 '별 빛이 내린다')

그런데 상자 3개가 주는 부담감과 기대감이 상당했다.. 키가 작은 내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였다. 그리고 모니터 상자크기도 위협감을 줬다.

부랴부랴 들어가서 가족과 조립했다.
가족은 모니터, 나는 본체.

그 때에는..
가족은 배틀그라운드를, 나는 채굴을 곧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1. 모니터 연결이 안 돼요! 신호 없음! No Signal!

모니터 DP선은! 반드시! 그래픽 카드가 있는 곳에 꽂자!!

나는 한 10년 동안 개인 데스크탑을 안 썼기 때문에 몰랐다... 이런 장치 케이블을 꽂는 부분이 친절하게도 2군데 장비한 데스크탑이 있다는 것을..
사무실에서 일했을 때에는 워낙 꾸릿꾸릿한 데스크탑을 쓰며 모니터에는 반드시 VGA케이블만 썼기 때문에 DP가 뭔지도, 인식이 불가능한 모니터 케이블 단자가 별도로 있을 수 있다는 것도 몰랐다.

Infinite X의 경우에는 우측 하단에 있는 단자에 연결하면 된다.

좌측부를 Tempered Glass로 교체한다면 내부구조를 볼 수 있는데 관찰을 해보자. 이전엔 다른 데스크탑을 뜯어볼 만큼 강심장이 아니었어서 Infinite x가 첫 내부구경(?) 데스크탑이지만, PC내부를 보고 아름답고 실용적으로 디자인되었다고 생각한 건 처음이었다.


(사진출처: 다나와 리뷰 )

2. 윈도우 설치

프리도스 상태에서 윈도우 설치를 하는 방법은 나라면 못할 만큼 아주 자세히 쓴 글들이 많으니 참고하면서 진행하자.

1) INFINITE X에서 윈도우 설치 드라이브 실행하기

만약 CD를 이용하는 사람이면 별도로 설정할 필요는 없지만, 나는 윈도우 설치 파일을 usb로 만들어두었다. 바이오스 화면에서 빨간 네모로 된 부분에서 드래그앤드롭으로 직관적으로 변경해줄 수 있다.

usb를 맨 왼쪽으로 끌어주고 우측상단 X를 눌러 Save&Exit을 진행하면 재시작하면서 윈도우 설치 프로세스로 넘어가게 된다.(내 기억으로는 좌측하단 M-Flash로도 들어갔던 것 같은데 가물가물하다.)

2) INFINITE X에서 내장된 M.2 SSD에 윈도우 설치


두둥
내 삽질의 서막

"나는! 반드시!! OS를 SSD에 깔아야겠다!!! 그런데 나는 사실 컴퓨터를 잘 모른다.." 타입이라면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 참신하게 하루를 날릴 수 있는지 체험할 수 있다.

INFINITE X에는 intel M.2. SSD가 설치되어있다.
그런데 윈도우를 설치하려고 하면 이 SSD가 인식이 안 된다.
뭘 해도 안 된다.

나는 구글링을 계속한 결과 그게 버전 10 이하의 윈도우가 M.2.를 인식못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미리 말하지만 윈도우버전의 문제가 전혀 아니다. ) 나는 내가 아주아주 예전에 사두었던 8.1을 설치하려고 했고 가족은 윈도우 10을 사서 설치하면 쉽게 해결될 거라고 했다. 그러나 15만 원 이상의 돈을 주면서 윈도우를 새로 사고 싶지 않았다. 이미 인피니트 x 1060도 아니고 1080을 선택해서 32인치 커브드모니터, 램을 32GB로 업그레이드하며 늘어난 컴퓨터 비용에 더 추가라니!! 아무리 선물로 받은 거라도 이건 좀.. 그리고 가족이 사고 싶어했서 구비해놓은 게이밍 기계식 키보드와 마우스는 또 어떻고.

그래서 윈도우 설치 usb에 같이 넣어둘 드라이버를 찾아헤맨 끝에 재시도했다.
전혀 도움 안 됐다.

그래도 해봤다.
나는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걸 고쳐가면서 호기심이 풀릴 때까지 10번 정도의 시도를 해본다. 모지리이다.. 그러나 그래서 말할 수 있다. 도움이 안 된다.

그래서 난 일단 HDD에 윈도우를 설치하기로 했다. 찾아보니 인텔도 마이그레이션 소프트웨어를 배포한다. 그래서 <HDD에 OS 설치 → SSD로 마이그레이션> 계획을 세웠다.

3) 드라이버 설치하기

HDD에 OS를 설치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잘 됐다.
OS를 설치하면 아무것도 없어서 인터넷도 설치가 안 된다. 나는 준비했던 3rd Net과 3rd Chip으로 드라이버를 설치하고 있었는데, 가족이 CD를 들고왔다.

이거 설치하는 거 잊지 마!

아......

MSI에서 친절하게 필요한 드라이버를 모두 모아 CD로 싸주었다... 하하.. 친절한 사람들...

교훈: 동봉품을 항상 확인하자

특히 CD를 통해 드라이버를 모두 설치하면 그때부터 M.2. SSD가 인식된다!
그러나 바이오스에서는 여전히 인식이 되지 않는다. 윈도우만 드라이버를 통해 이 SSD를 인식한다.

4) HDD 데이터를 intel SSD로 마이그레이션하기


하.. 회상하려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intel 마이그레이션 소프트웨어 사용법

인텔 마이그레이션 소프트웨어의 사용법은 간단하다. HDD에서 SSD 디스크로 가도록 선택하고 마이그레이션 클릭만 하면 된다. 그러나... [마이그레이션 진행 > 재시작] 루트에서 계속 마이그레이션 단계를 건너뛰고 재시작이 되었다. 이것도 10번을 반복했을 것이다.

매뉴얼을 읽었다.


리부팅할 때에 Acronis 로더를 자동실행해야 하는데, 몇몇 바이오스에서는 그렇지 않으니 직접 실행하라는 말이다.


교훈: 매뉴얼은 미리 읽자.
이건 바이오스 Advanced 메뉴(윈도우 설치 뒤 바이오스로 진입하는 방법은 부팅 시 MSI가 화면에 뜰 때 Del키 혹은 F2키를 누르는 것이다. 단순한 Boot 디스크 선택은 F11이다)에서 마더보드 셋팅 SETTINGS > BOOT > UEFI Hard Disk Priorities에서 Acronis Loader를 1순위로 설정해주면 된다.

이렇게 해서 마이그레이션이 잘 되면 당신은 행운아

그.런.데. (그런데를 몇 번 쓰는 걸까ㅠㅋㅋㅋ)

나는 아니었다^^
Acronis Loader가 실행되나 싶더니 "Acronis bootable agent is waiting for removable devices."라며 기다렸다가 실행할거니 무시하고 실행할거니 묻는 창이 나왔다.
Yes를 누르면 1분 정도 후 똑같은 알림창이 또 나오고 Yes를 누르면 1분 후 또 알림창이 나오고.. 무한루프
No를 누르면, 그냥 컴퓨터가 훅, 하고 꺼진다. 다시 재부팅하면 윈도우로 부팅된다. 바이오스로 진입해도 Acronis Loader는 없다.

혹시 이런 문제가 있어서 검색하다가 이 포스트를 읽게 되었다면 이건 내가 여러 번 시도해봤으니 나를 믿고 포기하길..

이 문제는 여전히! m.2. ssd 인식문제와 관련있다. 구글링을 하면, 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고통을 겪으며 하드디스크와 SSD의 위치를 바꾸고 어쩌고 하는 해결방안을 나누는데 먼저 밝히지만 할 필요 없다.

이때쯤이 아마 오후 8시였을 것이다..ㅋㅋㅋ 나는 정신적으로 맛이 갔다고 할 수 있었다. 가족과 바통터치했다. 가족은 다른 마이그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찾아줬다. 해외에서 사람들이 "이건 좋아!!"라며 추천하는 소프트웨어들.

Acronis(그렇다! intel 마이그레이션 acronis loader의 그 acronis! 인텔 마이그레이션 업그레이드를 선택하면 Acronis로 넘어간다) True Image는 유료($ 49.99)이다. 체험판을 받아봤는데 마이그레이션이 불가능했다.
EasyUS ToDo Backup은 무료판으로 마이그레이션이 가능하다.

EasyUS ToDo Backup으로 너무나도 쉽게 마이그레이션을 실행하였다.. 심지어 시스템 마이그레이션도 가능하다! 인텔따위!!!!!!!!!!!!!!!!!!!!!

드디어 마이그레이션이 완료되었다..
그런데 HDD에는 여전히 모든 게 남아있다. 어랏? 시스템이 그럼 2개인가? 혼란이 왔다.

그.러.던. 중.

두둥... 인피니트 x여... 모자란 것이 무엇인가

아마 내가 intel 마이그레이션 소프트웨어 해결책때문에 본체를 뜯고 고민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뒤로 가족이 프리 소프트웨어를 찾아줘서 흐지부지됐다가 시스템 문제를 생각하던 중 발견하고 만 것이다.

추가 SSD 포켓을.
가이드, 브라켓, SATA 케이블, 이런 것 필요없이 그냥 SATA SSD만 꽂으면 되는 포켓!

처음부터 이걸 발견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신에게는.. 삼성 SSD가 한 척 있사옵니다..

삼성 SSD를 꽂고 바이오스로 진입했더니 너무나도 인식을 잘했다ㅠㅠㅠㅠ

2시간의 수면 뒤에 아침 11시부터 밤 12시까지 계속 인피니트 x에만 매달렸더니 제 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저 포켓을 발견한 뒤 나는 삼성 SSD에 운영체제를 두고 싶은 강렬한 욕구에 시달렸다. 그래서 SSD에 2번째 마이그레이션을 시도했다ㅋㅋ 삼성 SSD에는 친절하게 삼성 마이그레이션 CD가 있다. 인텔과 달리 아주 잘 작동한다.

그 결과:

시스템 디스크가 3개가 되었다.

이때가 새벽 1시 30분이었다. 비이성적 사고가 나를 잠식했다. 구글링도 없었다. 나는 이것저것 부팅옵션을 바꿔가며 방법을 찾아 헤매다가, 음 SSD로도 부팅이 충분히 되는 것 같아, 하며 HDD 디스크 삭제 및 포맷, Intel SSD 디스크 삭제 및 포맷을 저질러버린 뒤


장렬히 파란 화면을 맞이하게 된다.

윈도우 복원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나는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걸 다시 다 해야하는지 공포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교훈: 뻘짓은 반드시 백업을 한 뒤에

그러나 0xc000000e 부팅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 해결법을 찾을 수 있었다.

내가 맨 처음 윈도우를 설치한 HDD 디스크서명이 증발했기 때문에 일어난 문제였다. bcdedit으로 보니 윈도우부팅매니저 장치가 unknown으로 되어있어 C:로 변경해주었다.

bcdedit은 윈도우 설치 과정에서, 설치 대신에 복구를 누르고 고급설정으로 들어가 콘솔을 실행한 뒤 bcdedit을 치면 된다.

그리고 다행히도 정상적으로 윈도우 부팅을 할 수 있었고, 디스크 관리를 보니 다른 디스크들이 다 정리되어 있었다. 윈도우설치과정에서는 인식이 안 되어 건들지 못한 m.2. ssd의 EFI파티션 빼고.

그에 대해서는 윈도우에서 m.2. ssd가 인식되는 점을 이용해 cmd모드의 diskpart를 통해 삭제할 수 있었다. DiskPart 명령줄 옵션

diskpart
list disk
select disk 넘버
clear

그리고 오전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 이어졌던 이 모든 노동의 결과 드디어ㅠㅠㅠ


2인용 책상을 혼자 차지하는 이 무시무시한 인피니트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책상 위의 카라멜상자는 크기를 비교해보기 위해 놓았다ㅎㅎ


퀀텀 블록체인 데이터도 정말 빠르게 다운 받았다!

채굴은 내가 맥시멈으로 돌리기 무서워서 NeoScrypt 알고리즘으로 300~400kh/s만 나오게 됐다. 이것에 대해서는 또 공부해봐야지.
지금 가족은 롤을 플레이 중인데 압도적이라고 한다ㅋㅋ Infinite x로 돌아가는 배틀그라운드를 한 번 보고 싶은데 그다지 많이 플레이할 것 같지 않아서 구매하는 게 과연 좋은 생각일까 고민 중이다.

사람들이 이야기할 때만 빼고, 어제는 하루종일 인피니트 X 설정하느라 코인을 못 보고 오늘은 하루종일 이 포스트 쓰느라 별로 볼 새가 없었다. 도대체 누가 읽는다고 나는 이렇게 또 장문을 적은걸까ㅠ

나의 뻘짓삽질 일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