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부터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유가 뭐일까 생각해본다면, 아마 어렸을 적 집이 가난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항상 아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어느새 돈에 대한 집념이 되어 있었다. 그러면서도 투자관에 대해 지키고자 하려는 것이 있었다. 하나는 착한 부자가 되는 거였고, 나머지 하나는 투기나 도박 등은 하지 말자, 였다.
때문에 첫 투자판에 들이게 한 주식에선, 절대적 가치 투자 주의였다. 즉, 그 회사의 가치를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 이에는 여러 가지를 지표를 삼았다. 회계를 전공했기에 재무제표를 가장 우선적으로 보았고, 비록 뉴스 등은 주가에 선반영 되어 있다고는 하나, 정보들을 모아 하나로 연결시키면 그 회사가 하려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이 보이고는 했다.
대학생 땐, 스무살 특유의 패기로 회사에 직접 견학을 다니기도 했다. 견학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 대부분의 회사는 지금도 잘 번성하고 있는 것을 보면, 결코 잘못된 투자 방식은 아니었던 듯 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표를 삼는 차트는 결코 보지 않았다. 차트에 대해 믿지 않았고, 비록 차트에 인간 심리가 담겨 있다고는 하나, 차트를 중점으로 한 투기는 결코 투자가 될 수 없단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부터, 비트코인이란 것을 접하게 되었다. 비트코인에 대해 알게 된 후, 여러 가지 공부를 하며 전망이 좋다고 생각한 코인에 투자하고, 주식에서의 매매법을 끌어다 쓰다보니, 한달도 채 되지 않아 투자금이 반토막이 나있었다. 비트코인캐시가 30만원에서 130만원까지 갔다가, 하루 만에 반토막이 났던 날. 그 때가 나의 코인 입문 첫 날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잃고 이 판을 떠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주식에서의 투자 방식이 통하지 않음을 느꼈다. 물론 이것은 '가치 투자'의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변동성의 차이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이러한 것에 대해 생각을 하기 시작하자, 며칠 뒤 다시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찰나에 '차트 분석'을 좀 특이하게 하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처음엔 부정했다. 저러한 분석만으로 돈을 벌어봐야 요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도 차트에 의존하고 있었다. 확실히 수익이 남달라지기도 했다. 나만의 차트 분석이 이 코인판에 특별히 맞아 떨어져서 이러한 수익률을 뽑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주식판에서 이랬다간 열토막도 우습지 않을 것이었다.
아마, 내 기억으론 10월 초중순부터 12월말까지 차트에 의존한 매매를 한 것 같다. 수익률은 계산하기가 너무 복잡하다. 한달마다 끊어서 수익금과 시드를 모두 출금하고 다른 금액의 시드로 다시 시작하곤 했으니, 대강 3개월이란 기간동안 각각 7배, 30배, 4배 정도를 먹었다. 물론 나보다 많은 돈을 벌어간 사람이 훨씬 많을 터였다. 나는 사업을 하고 있었던 지라 ㅡ 비록 지금은 아니지만ㅡ 코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부터 이렇게 번 돈과, 그 돈을 쓰고 있는 나 자신에게서 이질감을 느꼈다. 비록, 차트 분석을 하지만 개인적으로 유망하다고 보는 몇 개의 코인만 추려서 그 코인들의 코인 수를 불리기 위한 차트 분석이었고, 그렇기에 가치 투자라고 주장했지만, 나 자신도 내면으론 느끼고 있던 듯 했다.
이질감은 갈수록 커져만 갔다. 만약 이런 식으로 간다라면, 비록 내 잔고는 늘어날지언정 내면이 무너질 것만 같았다.
2018년은 내게 바쁠 해였다. 사업이 무너지며 새로운 길을 찾아야만 했고, 어쩌다보니 어떠한 일을 맡아 하게 되었다.
시간도 없겠다. 진짜 '가치 투자'. 즉, 단타, 차트 등이 아닌 장기 투자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코인 뿐만이 아니라 본인은 주식에서도 가치 투자를 운운하면서도 스윙 위주의 투자 방법을 선호했다.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난 뒤, 그동안 번 모든 수익금을 두 ICO에 넣었다. 평소 트레이딩 하면서 유망하다고 생각하던 것이었고, 어떻게 보면 돈냄새를 맡기도 하였다. 기존 ICO 들을 참여하지 않았던 이유는, 대부분의 ICO 수익보다 내 트레이딩 수익이 훨씬 뛰어날 것이란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내가 참여한 이 두 ICO가 내 트레이딩 수익보다 큰 돈을 가져올 것이라곤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계속 투자를 이어나갈 사람으로서, 이러한 장기 투자의 경험을 통해 내 투자관을 다지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분명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내게 충분한 가치가 있는 행위가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이젠, '투기'가 아니라 '투자'를 하고자 한다.
ICO 물론 상장 나서 대박치면 몇 배 먹지만
무서워서 상장 후에 괜찮은 걸로 줍고 있어요 저는 ㅎㅎ
사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엔, 제가 참여한 ico 하나에 대해선
'아, 내가 이거는 되든 안되든 크게 투자해보고 싶다.' 라고 들었던 것이 있었어서,
11월 1일에 시드 넣고 12월 31일까지, 이 두달간 번 모든 돈을 이 ico에 투자하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어쩌다보니 그 두달에 역대급 호황장이 찾아와서... 시드의 훨씬 이상의 돈을 출금하고도 훨씬 많은 돈을 ico에 투자할 수 있더라구요. 사실 이게 크게 오른다면, 제 안목에 스스로 칭찬해주는 것이고, 만약 이게 그렇지 않다면 제 안목에 스스로 반성해야겠지요. 투자란 뭐, 그런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