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을 통해 NGO 따라하기
: 우간다 스팀잇 기본소득 프로젝트 (Team Uganda)
1. 서론
노벨상을 수여하는 노벨 재단을 봅시다.
이 재단은 일정한 자본에서 나오는 이자를 바탕으로 운영합니다.
원금을 깎아먹지 않고, 이자를 비롯한 재투자를 통한 수익을 모아 상금을 수여하고 많은 행사를 개최하죠
1901년 부터 시작했으니 110여년 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지속 되었습니다.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경종을 울리는 조직 중 하나입니다.
2. NGO
NGO 에 기부를 하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NGO에 기부한 돈이 자신이 목적한 곳으로 100프로 흘러들어가는 것은 어렵습니다.
활동하는 분의 월급, 국제 송금의 수수료, 환율 문제 등등이 뒤얽혀 있습니다.
심지어 최근 한국 거대 NGO의 비리 등의 문제들은 NGO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며, 열심히 활동하는 분들의 의지를 꺾기도 합니다.
매우 정직하게, 효율적으로 운영할 지라도 NGO는 기본적으로 기부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기부가 끊기거나, 중간중간 거대한 프로젝트를 할 경우 현금흐름이 경색되어 일을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설령 경제적 지원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운영되는 조직이라 할 지라도 외부인이 계도/계몽하는 구조라면, 변화를 일으키기 어렵기도 합니다.
즉, 원금을 깎아먹는 방식의 구조는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외부인의 인도적인 행위만 있어서는 근본적인 소셜 임팩트를 주기 어렵습니다.
3. 스팀잇
스팀잇은 스팀이라는 암호화폐 기반의 경제구조를 가진 소셜미디어 입니다.
스팀을 스팀파워로 전환을 시키면 일종의 은행과 같이 스팀파워에 비례한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이자'는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에 기여를 하는 행동들을 해야 받게 됩니다.
글에 '좋아요'에 해당하는 '업보팅'을 한다던가, '리스팀'이라는 글을 퍼가는 행동을 한다던가, 글을 작성한다던가, 하는 커뮤니티를 풍성하게 만드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그 이자는 거의 받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의 '핵심'은 '좋아요'를 누르는 행동을 통해, 자신이 보유한 스팀달러에 비례한 금액을 남에게 전달하더라도, 그것은 이자의 일부일 뿐 자신의 보유 스팀파워 양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오히려 큐레이션 행동을 했다는 것에 대한 보상을 받아 스팀파워가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이나 한국에서는 노력만큼 성과를 거두기 어려웠습니다. 실제로 스팀의 경제 규모가 너무 작기에 이 두 선진국가에게는 아르바이트 비용보다도 못한 수준의 저자 보상이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과정을 통해 어떠한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4. 우간다
초창기 말라위에서 일을 했던 분의 도움으로 말라위(GDP 1100$ 정도)에 스팀잇을 도입하여 '스팀잇 기본 소득'을 실험해 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말라위는 너무 가난한 국가였습니다. 스팀을 이용할 때 드는 통신비를 감당할 수 없었고, 제반 인터넷 환경이 지극히 좋지 않았으며, 정전이 자주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실질적으로 도입하기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지인은 고맙게도 우간다에서 열심히 스팀잇을 하고 있는 분들을 소개시켜 주었습니다. 2018년 1월 23일, 우간다 기본소득 프로젝트는 2명의 한국인, 5명의 우간다 분들이 모여 시작되었고, 벌써 7개월 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우간다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GDP는 2000$ 대 이며, 전국 전기 공급률이 20% 정도이며, 통신은 주로 3G로 매우 느립니다. 1달 수입은 평균 80$ 정도이며, 1달 통신비는 수입의 15%에 달합니다. 현재 우간다에서 스팀으로 소득을 올린다 해도 스팀-비트코인-비트페사-에어텔머니-우간다 실링으로 바꾸는 단계에서 약 20%를 수수료로 잃게 되며, 네트워크 사정에 따라 이 과정은 40분에서 3일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그들의 삶에는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매일 올리는 포스팅에 약 2-3$ 정도의 기본소득에 해당하는 지원을 해주었고, 이들은 9시간에 해당하는 육체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약 20여명의 사람들에게 일부의 스팀파워을 임대해 줌으로써 실제 자신들의 커뮤니티 안에서도 최소한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지금껏 150여 명의 사람들을 스팀으로 초대했고, 매일 포스팅이 20개가 올라옵니다. (tool.steem.world 에서 통계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 기본소득을 통해 그들은 처음으로 꿈을 올립니다.
대학교 컴퓨터실에서나 할 수 있었던 컴퓨터를 구입하고, 다른 사람들의 암호화폐를 대신 교환해주고, 새로운 지역화폐를 꿈꿉니다. steempay.co 에 기반한 마이크로페이먼트 시스템을 구축하여 실물 경제에 도입하기 위한 준비를 합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가능하지 않았던 암호화폐 경제가, 우간다에서는 신용카드나 모바일 페이를 뛰어 넘어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간다에서는 사회적인 변화도 이 프로젝트를 응원하는 듯 합니다. 세계 1위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최초의 법정화폐 거래를 우간다 실링으로 지원할 예정이고 사이트도 만들어 운영할 준비 중입니다. 우간다의 대통령은 블록체인 컨퍼런스에 직접 참여하여 도입을 장려할 정도로 관심이 높습니다.
5. 지속가능한 NGO
7개월 동안의 지원과정에서 스팀 파워에는 손실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추가적인 스팀파워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회계 처리를 위해 엑셀을 만든 적도 없고, 환전을 걱정하지도 않았습니다. 전송수수료로 잃어버린 돈도 없었으며, 이 과정에서 다른 누구에게도 임금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거의 40여명의 사람들은 기본소득 구조를 체험하고, 그 편익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이 실험은 스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하는 Fat protocol을 통해 지속가능한 NGO의 MVP(Minimal viable product)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주어지는 기본소득은 그들 스스로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해낼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DS /B4GS
좋은 실적이다 분석 NGO 우간다
오호 저도 전공수업으로 NGO 경영관련 수업을 들어서 반갑네요. 사실상 국내 구세군도 그렇고 해외에 원조를 하는 것도 자금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든적이 많아서 문제가 많았죠! 이렇게 좋은 프로젝트가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더 발전하는 NGO로 도약할 수 있는 신호탄이 되기를 바랍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리스팀하였습니다!
월드**을 통해 한 아이를 2년 정도 후원한 적이 있는데 후원금 중 반 이상이 사업비로 사용한다는 것을 알고 그만두었던 기억이 나네요.
모르고 있을 때의 행복, 알았을 때의 배신
다시금 온전하게 후원하고 싶은 희망이 보이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