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우유 패러독스

in #coinkorea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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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의 어느 날, 이력서에 어학연수 경험 한 줄이라도 적기 위해 별다른 준비 없이 대충 구해지는 최저가 항공편을 이용하여 미국 여행을 떠난 적이 있습니다.

여차저차 친구를 사귀게 되면서, 또 마침 그의 집에 빈방이 있어 저렴한 가격에 세들어 살면서 그를 통해 전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문화를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는 그의 어머니 댁에 방문하였는데 저는 한번도 맛본 적 없는 진귀한 음식 "당근 케이크"를 손수 해주셨습니다.

당시 동네 빵집에서 흔히 파는 기름에 튀긴 밀가루빵 외에는 먹어본 적이 없는 싼 입맛을 가졌던 터라 다양한 재료와 향, 식감까지 어우러진 그 케이크의 황홀한 느낌을 아직도 잊기 힘듭니다.

다만 당근 맛이 전혀 안나는 이렇게 달달한 케이크를 왜 굳이 "당근" 케이크라고 부르느냐고 물었더니 케이크 위에 당근 데코레이션이 보이지 않느냐며 오히려 제 질문의 의도를 의아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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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예시 사진은 글의 내용과 상관이 없습니다.)

이후에도 저는 그 때의 기억과 맞닿는 여러 기회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애음해 왔던 모 회사의 바나나맛 우유에는 노란 색소와 시럽, 그리고 바나나 향이 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나나는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노란 색소에 딸기향을 섞으면 딸기맛 바나나 우유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딸기도 바나나도 단 한점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보라색 색소에 복분자 향을 넣으면 비싼 값에도 잘 팔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경우 광고모델은 평소 진지, 근엄, 신뢰의 아이콘인 연예인 신동엽 씨가 적합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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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하면 영지버섯이 들어 있다던 모 드링크 제품은 0.00000xx % 수준의 영지버섯 추출물이 들어 있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기억이 정확하지 않지만 대략 16 사토시 정도 들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인의 입맛에는 카카오 버터가 맞지 않는다며 식물성 유지를 주재료로 만든 짝퉁 제품을 고급 초콜릿을 버젓이 팔고 있는 L모 대기업도 있습니다.

특정 회사나 제품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공통적으로 흔히들 생각하는 "본질"과 제품의 "성공" 사이에는 생각보다 대단히 약한 인과 관계가 있다는 현실을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우리 나라가 가난했던 시절에 고급 과일인 바나나를 맛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 실제 바나나 맛과는 다른 달콤한 바나나맛 우유를 사랑하게 되었던 시대적 역설, "바나나 우유 패러독스"는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찾아지는 것 같습니다.

불과 몇일 전에는 "블록체인 위에 올려진 인스타그램"을 표방하는 미스릴(MITH)이 코인마켓캡에 등재된 것이 확인되어 호기심 차원에서 잠시 활용을 해보았습니다.

먼저 블록체인과는 전혀 상관없는 "Lit"이라는 앱을 안드로이드 마켓 혹은 애플 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하여 설치해야 합니다.

인스타그램을 베껴서 만들다 만듯한 조악한 앱이 설치됩니다. Social Mining이라는 개념에 따라 조회수와 좋아요를 받은 수에 비례하며 미스릴이라는 토큰을 준다고 합니다.

저는 아무 사진이나 막 찍어서 하루에 3장을 올려 봤는데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매일 수십명씩 와서 저를 팔로우하며 또 모든 업로드된 모든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고 갑니다. 그렇게 약 5일이 지나니 0.14 미스릴이 지급되었습니다. 현재 시장 가치를 기준하였을 때 하루에 사진 3개를 올리면 하루 평균 무려 0.1 센트 정도의 보상을 받는 셈입니다.

다만, 아직 지갑이 개발되지 않아 앱 이외에 미스릴 코인을 보관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출금이나 전송을 하려면 Vault라는 별도의 시스템이 개발되어야 하는데 올해 4분기에나 개발을 "시작"하겠다고 합니다.

즉 현재로써는 우리가 생각하는 블럭체인과 전혀 연결고리가 없는 일반 모바일 앱 서비스를 하고 있음에도, 블록체인 위에 올려진 인스타그램이라는 모토로, 소셜 마이닝이라는 컨셉으로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만약 이 서비스가 성공을 거둔다면 그야말로 바나나 우유 패러독스를 능가하는 블럭체인 패러독스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최근 비트코인의 움직임은 OKEX 거래소의 선물 시장 롤백이 있던 3월 30일 경 엄청난 규모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반등의 움직임을 무력화하여 연중 최저점을 갱신하였으나, 이후 그간 소극적으로 보였던 매수 움직임이 큰 규모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변동성이 점차 줄어들어 추세의 전환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간 말라가는 것외에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던 알트코인들도 선별적으로 상승하는 종목들이 나오고, 신규 거래소들도 한국 시장을 정식 오픈하는 등 제반 여건도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거시적 관점에서의 시장 변화와 주요 뉴스를 매일 10분 이내로 전해주는 Modern Investor 채널에서 그저께는 장장 40분에 걸쳐 시장의 조작(Manipulation)에 대한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들을 전해 주었습니다. 선물 및 마진 거래의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이해관계가 일치한 몇몇 관계자들이 홍콩계 거래소들을 중심으로 대규모의 숏 거래를 기획하고 실행하였다는 의심 및 정황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명제를 다시 한번 상기하며 유독 어려움이 많았단 3월의 꽃샘 추위를 이제는 보내주었으면 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p.s. 오랜만에 듣고 싶은 김경호의 애절한 곡 "와인"입니다. 감상 전용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곡입니다. 노래방에서 따라 부르다가는 영원히 본인의 목소리와 이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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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은 이제 그만쳤으면..ㅠ

다시 시작하나봅니다.
6000불대는 다시 안봤으면 했는데... ㅜ.ㅜ
하루만에 다시 600불 이상을 떨구는군요.

이제 그만하고 좀 올라갔으면 좋겠네요~~~~
점점 버티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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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드디어에이프릴 음반샀습니다.
하 애진작에 오프라인 매장으로 구매하려다절판으로 실패해서 온라인으로 샀네요 전 채원양의 손편지가있었네요 ㅎ.

꽃샘추위네요 얼른 훈풍이 오길 기도합니다!
늘 감사드립니다.기회는 영원히!

16 사토시 ㅎ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얼마전부터 차트분석을 연재하기 시작한 초보스티머입니다. 저 역시 okex선물마켓이 난리가 났던 지난주에 몇몇거래소에서 인위적인 선물마켓에서의 숏 움직임을 목격하였습니다.역시나 @granturismo님께서도 파악하고 계셨군요 ㅎㅎ 아 그리고 제가 최근에 쓴 포스팅에 가치투자자의 좋은예로 @graturismo님을 허락없이 썻습니다. 좋은예시로 사용하였으니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본인의 목소리와 이별할 수 있다는 말에 빵 터지고 갑니다 ㅎㅎ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미스릴... 채굴 욕구를 일으키는 이름이군요.

맞습니다. 테라리아란 게임에 보면 미스릴 드릴이 꽤 좋은 성능을 보이거든요.

이분들이 ㅋㅋㅋㅋㅋㅋㅋ

하하하. 업보트를 부르는 웃음이십니다. 꾸욱.
미스릴_곡괭이.png

쉿, 톨킨 재단이 찾아올 것입니다. 미스랄이라고 표기해 주십시오.

꿈의 광석.... 미스릴...;

노래만 들었지 뮤직비디오는 처음 보네요.. 라고 썼는데 왜 장면이 전혀 움직이지 않습니까. 그란투리스모님 글은 진지한 것 같은데 재미도 있어서 방심할 수가 없습니다.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그리고 미스릴.. 프린세스메이커2에서 딸에게 미스릴갑옷을 자주 사주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매번 장군이나 술집여자로 키워냈지요... 미안하다!

저도 항상 장군 ㅠㅠ

유튜브 채널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친구 말이 참 빠르군요ㅎㅎ 영어공부와 시장체크 둘 다 도움이 될 것같습니다.

항상 좋은 글 올려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

영지버섯 16사토시ㅋㅋㅋㅋㅋ
트레이더들끼리의 암호문 같아요ㅋㅋㅋ
빨리 상승장이 시작되서 살아남은 자의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보고 싶네요ㅎㅎㅎ
오늘도 감사합니다^^

호기심에 저도 미스릴을 하고 있습니다만...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느낌입니다 ㅎㅎ 단순한 사진 혹은 짧은 동영상 위주라 별로 유용한 정보인지도 모르갰고요. ㅎㅎ;;

저도 지금 미스릴 하고있는데요. .
이거 앱이 재미있네요..
일정 시간? 하루인 것 같은데요..
시간이 지나간 자료는 사라지네요..

ENLTE(엔라이트) 라는 인도 SNS도 한번 보세요~
안드로이드 어플만 있는데요~
개발자가 엄청 적극적으로 일하는것 같아요.
ICO 중인데 실체도 있고 이용자도 점점 늘어나는것 같습니다.
전망이 좋아보입니다^^

따라서 설치 해보겠습니다^^~

Lit 어플을 깔고 사진도 찍어봤는데..
이건..ㅡㅡ 어떻게 사용하는건지 도저히 모르겠어요..
일단 친구 찾기는 어떻게 하는건지..
우선 랜덤하게 몇명 띄워주는거 다 친구 신청까진 했는데..ㅡㅡ

사진도 바로 찍은 사진만 올라가게 되어있네요..
사진첩에 있는건 올라가지도 않아요..

와 1등인기요? 항상 좋은글 감사힙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이제 상승이 좀 됐으면 합니다. Lit라는 앱도 한번 써봐야겠네요.

잘읽었습니다. ㅎㅎ

많은 도전자를 만든 곡이기도 하지요 ㅎㅎㅎㅎㅎ.....-_-a 전에 몸 안좋으시던건 좀 나아지셨나요

잼있게 잘 읽었습니다.

숏거래를 기획해서 그랬다면 오를날도 곧 오리라 희망을 가져봅니다^^;;

앗... 그란님 오늘도 좋은글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12월~1월 엄청난 상승장때 마냥 오를줄 알고 손놓고 있다가. 결국 원금뚝배기가 깨지니 투자의 기본도 모르고 시작한 저를 반성하게 됩니다. 저는 언제쯤 그란님의 0.00000000001%라도 따라가게 될까요 ㅜㅜ 아. 진짜 어렵네요

앞으로의 상황도 몹시 궁금합니다.
바나나우유 패러독스와 미스릴도 잘 읽어봅니다.
미스릴의 현재 가치는 얼마 안되지만 사진을 기반으로 한 인스타의 편리함처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코인시장에도 봄이 올때가 되었나보네요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ㅋ

안녕하세요
4월도 지루한 횡보장이 될거 같은 예감이
듭니다 4월말이나 5월이 되야 변화가 올가요
국내에선 오케이코리아가 드뎌 어제 베타서비스로 오픈을 하였습니다
거대 중국자금이 들어온단 소문도 돌더라구요^^;
항상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오래전 부터 구독하였는데 가입을 이제야 하게되어 댓글을 쓸수있게 되었네요ㆍ 힘들때마다 님의 글에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ㆍ 항상 감사드립니다 ㅈ

국내에 후오비와 베타이지만 오케이코인도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상승장의 기반이 되길 바랍니다. ㅎ

미스릴이란 것도 있군요. 비슷한 서비스로 enlte 란 것도 있더군요~^^

잘읽었습니다. ^^ 추세 전환이 가능할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이름은 좋네요 미스릴이라니

4월 어느날을 분기점을 보신다는 글을 보며 그 날이 어느날인가, 만우절인가 등등을 고민했었는데선물 마감일인걸까요?ㅎㅎ 어제 술마시고 산 초코우유 성분표가 괜히 궁금하네요

거의 매일 그란님 글을 보면 하루를 시작했었는데 여행기간중에 못보게 되어 좀 아쉬웠습니다 ㅎㅎ 다시 이렇게 아침에 글응 읽게 되니 안정감이 생기네요~ 오늘도 감사합니다

어린시절 가장 좋아했는 수박바가 딸기향과 사과향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심지어 수박바에는 수박향 조차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수박을 꽁꽁 얼리면 곧 수박바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었는데...

수박바가 아직도 롱런하는 것을 보면, 인간 심리의 패러독스 또한 영원한 가 봅니다.

그런데 파시통통에는 팥이 들어가있잖아요? ㅇㅇ;;

메이벅스라고 해서 국내에도 스팀잇을 표방한 블로그가 운영중입니다. 거의 포인트 수준이고 자체거래소에서 거래가능한 암호화폐 모스트 코인과 교환하여줍니다. lit 한번 받아 봐야 겠습니다.

근엄 진지 신뢰의 아이콘은 역시 신동엽씨가 국내 유일하지요 ㅎㅎ
휴가후라 업무도 바쁘실텐데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나나 우유(단지우유)는 가짜라는것은 알지만, 진짜 바나나맛 우유라고 나왔던 음료를 먹어보니, 가짜라도 단지우유가 더 땡기더군요 ㅎ 오늘도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롱으로 가보자.
김경호 와인 중학교때 정말 많이 듣던 ㅎㅎ

미스릴이라는 것도 있었군요. 하루하루의 변화가 많아 따라가기 힘들어요~
오늘도 유익한 글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스릴 한번 설치해봐야겠어요 ㅎㅎ

어린 시절 바나나 우유가 바나나보다 맛있는 걸 깨닫고 바나나에 대한 배신감이 생겼던 기억이…

언제나 쉬운 화법으로 아침을 편하게 열어주시는 그란님.
저는 이미 목소리를 잃었습니다 ㅜ.ㅜ

원유함량이 '0'인 초코우유, 바나나우유도 제법 되더라구요.
속았어.. 엉엉.. ㅠ_ㅠ

정말 살아남고 싶어요. 그런데 호떡씨는 잘살고 있나요?

에이프릴과 함께 4월은 정말 봄이 왔으면 좋겠네요^^

스팀잇이 SNS 서비스에 암호통화가 접목되면 어떤 결과를 만들 수 있는지 증명해 보였으니 이제 비슷 비슷한 서비스들이 시장에 넘쳐날 겁니다.
말씀하신 대로 아무 상관도 없는 것에 블록체인 글자 하나만 붙여도 불티나게 팔려 나가는 시대죠.

그란님의 글을 읽으면 왠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낍니다. 돈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죠 ^^

코인 이름이 미스릴이군요.
갑자기 와우 생각이...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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