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제레미 리프킨의 저서 <소유의 종말(The age of access)>에서는 인터넷 등의 수단을 통해 개인간의 연결이 강화되고 생산기술의 발달로 상품시장이 포화되는 미래의 사회상을 예견한다.
즉, 자산의 소유가 중심이 되는 전통적인 경제가 서비스의 사용권이 중심이 되는 접속의 경제로 일대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시대를 앞질러간 그의 주장이 현실화를 목전에 두고있다.
현재는 구글과 같은 플랫폼 회사, IBM과 같은 무형서비스회사와 유형자산을 기반으로 한 제조회사가 구별없이 주식시장에 상장되고 거래되나, 이후에는, 특히 한계비용이 0에 가까운 무형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는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유인이 상당부분 감소할 것이다.
ICO를 통해 초기 플랫폼을 구축할 자본을 조달하고, 플랫폼의 성장에 따라 가치가 상승한 유보된 토큰을 매각하거나, 혹은 신규 토큰을 발행 및 매각하여 발생하는 시뇨리지로도 충분히 자본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은, 토큰과 주식을 병용하여 자본조달수단으로 이용할수도 있을 것이다.
암호화폐가 법정화폐를 대체할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ICO와 토큰시장은 주식시장이 자본시장에서 차지하는 지분을 점진적으로 침식해나갈 것이다.
암호화폐는 법정화폐를 대체하지는 못하더라도, 토큰시장에서 거래되는 이용권의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가질 수 있다.
주식시장의 태동과 제도의 발전
기존 스타트업의 자금조달 방식은, 법인의 소유권을 출자자에게 이전하고 그 대가로 투자금을 받는 것이었다. 투자자는 자본을 투자하는 대가로 회사의 소유권을 취득한다. 이후 회사가 충분히 성장하고 거래소와 자본시장법제의 허들을 통과하면, 거래소에 상장(IPO)하여 일반 대중에게 회사의 소유권을 판매할 수 있게 되고 이후 회사의 소유권의 표상인 주식이 시장에서 거래된다.
주식은 그 자체로는 무엇도 아니다. 이는 다만 소유의 대상이 되는 회사의 방향에 대해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의결권과 회사에서 이익이 발생하여 배당이 이루어지는 경우 지분비율에 따라 그를 수취할 수 있는 권리를 내재할 뿐이다.
주식회사제도의 시초는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인데, 대규모 자본을 조달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등장하였다. 주식회사는 별도의 법인으로 투자자와 분리되고, 투자자는 자신이 출자한 자금한도 내에서만 책임을 진다. 투자자는 주식회사에 대해 자본을 제공한 대가로, 회사가 소유한 유형자산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를 얻는다.
주식회사의 혁신성은 투자한 한도 내에서만 책임을 지는 '유한책임', 그리고 회사의 쪼개진 소유권을 제3자에게 용이하게 양도할 수 있는 '유동성' 에서 온다. 사업주가 사업실패로 인한 책임을 오롯이 부담하던 구체계에서, 유한책임을 인정하는 유한회사를 거쳐 용이한 투자자금회수를 가능케한 주식회사체도가 완성되었다.
투자자에게 유동성과 유한책임을 부여한 주식회사제도의 등장과 보편화로 자본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를 기점으로 주식회사제도가 태동한 이후에도 주식회사제도는 제도발전과정에서 수많은 버블과 부실한 회사경영, 무분별한 주권발행에 따른 주권희석 등으로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큰 피해를 투자자들에게 끼쳐왔고, 이러한 폐해를 제도와 규제를 통해 보완하면서 발전한 결과가 오늘날의 주식시장이다. 이는 현대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발전과 그 궤를 같이해왔다.
한계비용 제로의 시대
18세기 산업혁명 이래로 20세기에 이르기까지 부가가치창출은 대부분 제조업이 담당하였다. 해운, 항공운수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경우에도, 서비스 제공에 따른 비용을 지출해야하는 사업구조를 지닌 기업이 대부분이었다.
21세기 정보혁명은 이러한 전통적 경제구조에 격변을 가져온다. 구글, 알리바바, 페이스북 등 거대 인터넷 기업은 중앙화된 플랫폼을 보유하고 그를 이용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지만,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드는 한계비용은 제로에 가깝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플랫폼의 발전과 플랫폼이 구조적으로 내재하는 네트워크 효과는 과거 산업경제에서의 규모의 경제의 범위를 훨씬 뛰어넘는 권력과 플랫폼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의 대부분을 중앙화된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에게 부여한다.
블록체인이 가져오는 변화
블록체인이 가져오는 변화의 핵심은 분절된 개인간의 접속으로 창출되는 부가가치를 접속자들로 하여금 토큰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직접 교환하고 향유할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개인간 접속을 통해 발생하는 부가가치의 상당부분이 중개자인 플랫폼 사업자에게 귀속되었다면, 블록체인은 그를 접속자들에게 귀속시킨다.
대신, 과거 플랫폼 사업자들이 독점적 지위에 이르기 이전에 사업자 스스로 부담하던 사업상 위험은, ICO라는 자본조달체계에 의해 초기 플랫폼 투자자들에게 오롯이 전가된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토큰이라는 가치전달 매개물을 이용함으로써 플랫폼에서 향유하는 이익을 상당부분 포기하는 대신에, 구축에 드는 사업상 위험은 부담하지 않는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플랫폼사업자들이 충분히 성장하면, 일반 대중은 '단순히 무료로 이용할수 있는 것에 그치는' 중앙화된 플랫폼 보다는 '토큰의 형태로 부가가치 또한 획득할 수 있는' 플랫폼을 이용할 유인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인터넷을 기반으로 형성되어온 정보산업의 헤게모니가 블록체인 또한 이용하는 사업자에게로 종국적으로 이전될 것이다.
그렇게되면, 중앙화된 플랫폼의 소유권을 거래하는 주식시장은 탈중앙화된 플랫폼의 이용권을 거래하는 토큰시장에 의해 침식당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현재 70조원 규모의 시가총액을 지니는 토큰시장의 규모는 지나치게 작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투자자는 오랜 세월을 거쳐 보완된 IPO와 주식시장과 비교했을 때 규제의 공백상태에 가까운 ICO 및 토큰시장에서 보다 큰 위험에 노출된다. 그러나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가져올 시장의 성장성을 생각했을 때, 그러한 위험은 충분히 감수하고도 남음이 있다.
제도의 보완은 필수불가결한 것이나, 플랫폼 참여 자체로 접속자에게 경제적 이익을 주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에 저항하는 것은 어리석다.
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컨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가상화폐 평가에서 스팀이 B-래요! (5위)
^^
좋은 컨텐츠가 즐거운 스티밋을 만드는거 아시죠?
댓글 감사합니다
스팀 현질을 해볼까 고민했는데 그새 엄청 올랐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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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있는 중간에 심장이 두근두근~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tip!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생각하던것과 비슷한 문제의식을 너무 잘 분석해주셨네요. 저도 블록체인 토큰 시스템이 '한계비용 제로' 의 재화를 거래하는 데 잘 맞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주식시장과 ICO 의 차이를 상세하게 설명해주시니 넘 감사합니다.(그리고 글 보상을 혹시 스팀파워 100%였다면 스팀파워50% 스팀달러 50% 로 설정해 두세요.)
처음이라 스팀파워가 파워니까 좋겠지? 하고 100% 눌렀는데 50대 50이 더 좋은건가보네요 ㅋㅋ 조언 감사합니다
어쩐지 사람들이 글을 많이 읽어서 왜지 했는데 리스팀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아 본래는 파워 100%가 더 좋은 옵션이었는데... 스팀달러 가격이 폭등해서 약간 왜곡이 생겼습니다, 50%를 스팀달러로 받으신 뒤 스팀파워로 환전하시는게 더 좋습니다.
글을 읽고 오싹했습니다.
기존 시장과 업체에 빗대어 말씀주시니 이해가 됩니다.
클라우드 펀딩이 시작됐을때 패러다임 전환이 시작된걸 왜 몰랐을까요. 아...
귀한 글 감사드립니다.
책도 읽어봐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저도 코인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는데 공부하다보니 예전에 읽었던 책 생각이 나더라구요
멋진 글입니다 ^^ 잘 읽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의미있는 글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