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본투비미어캣이라 원래 하락장보다 상승장에 무섭고 몸이 아프기 시작하는 코린이이지만, 하락장이 오기 전 마지막 상승장은 꽤 무서웠다.
김프는 50%.
코인과 관련된 곳이면 어디에서든 사람들이 해외 어디 사이트에서 비트코인을 싸게 살 수 있는지 이야기했다. 소수만 실행하던 국가간 차익거래는 어느새 대중적인 방법이 되었다. 외국환거래법이 왜 존재하는지 불평하는 사람들까지 생겼다.
내 지인이 나에게서 얻은 차익거래 정보를 또 다른 제 삼자(이하 3)에게 주었는데, 그 3이 한 일은 당장 카드를 4개 만든 것이었다. 또한 3은 "재정거래"라는 개념 자체를 알게 되자 내 지인에게 특정 거래소의 계정과 은행통장개설을 요구했다. 플러스, 내 지인의 유심칩을 공유하는 핸드폰을 만들자고 했다고 한다. 대가는 없이.
난 하락을 꾸준히 경고하는 사람들을 떡락충이라며 비웃는 치들이 칼 위에서 춤추며 떨어지질 않을 거라며 무한긍정하는 바보들 같았다. 아무리 하락을 경고해도 새로 투자하는 사람들은 늘어났다. 그래서 정부가 투기과열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대책을 세우는 것에 대해 이해한다. 당장 내가 투기를 안 한다 해도 앞뒤없이 투기를 하는 사람들은 존재하므로.
특히 이번 상승&하락장에 특히 존재를 드러낸 질문은,
내가 하는 것이 투자일까 투기일까 하는 것이다.
나는 내가 투자를 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소위 투기자들을 관찰하다보니 그 사람들과 내가 공통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지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게 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화폐의 가치가 계속 올라가기를 바란다.
현재의 암호화폐는 화폐보다는 주식과 같이 역할 하는 듯 보인다. 블록체인과 화폐의 가능성은 기업의 가치, 코인은 주식.
난 경제학 전공도 아니고 투자 자체를 시작한 지도 두 달이 막 넘었기 때문에 이런 관점은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 나에게는 투자자로서도 채굴자로서도 현재의 암호화폐가 돈보다 주식 같다. 모든 이가 이 가치가 우상향이길 바란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우상향 상승하는 화폐는 과연 화폐로서 쓰일 수 있을까? 나는 센트라 카드가 내 손에 있어도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1달러 가치로 지불한 화폐가 바로 다음주에 5달러 가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틀 전 퀀텀 밋업에서 퀀텀이 스타벅스코리아와의 협약을 발표하자 상승하다가 하락했다. 나는 다음과 같은 글을 발견했다.
그냥 가격이 올라야 좋은 코인.
나는 이런 태도에 비소를 짓는다. 그러나 스스로 생각하게 된다. 결국 내가 계속 퀀텀을 갖고 이런 하락장에 신경쓰지 않는 것도 결국엔 저 사람처럼 우상향할 것을 믿는, "가격이 오를 좋은 코인"으로 생각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저 글쓴이와 내가 다른 점이 무엇일까?
내 뇌 속에서 계속 반복되는 질문은 동일하다.
- 모든 코인이 과도기를 거치고 정말 화폐로서 기능하게 될 때, 지금의 가치로서 기능할 수 있을까?
- 나는 암호화폐가 종이지폐를 대신할 수 있는 미래를 꿈꾸며 투자하지만 만일 정말 코인이 화폐로서 기능하게 되어 변동성이 적어지고, 예를 들어 1퀀텀이 10달러 정도로 고정되게 된다면, "암호화폐의 미래를 그렸던 투자자"로서 나는 정말 행복하게 암호화폐의 상용화를 축하할 수 있을까?
투기아닙니다.도박아닙니다,, 기본적인욕망인 소득을 올리고싶다. 이거하나인거뿐이에요.
울적해지지마세요,
응원할께요.
고수님들 보기에는 우스운 글일까봐 올리는 걸 여러 번 망설였는데, 제 생각에 둘러싸여서 침잠하는 대신 위로와 응원 받는 걸 보니 역시 스팀잇에 포스팅하기를 잘했나봅니다. 친절한 댓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