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안개이다.

in #christianity5 years ago

산유화

                         김소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없이

꽃이 지네

위 시는 김소월의 대표적인 시중의 하나인 산유화(山有花)이다. 산유화(山有花)란 말 그대로 산에 있는 꽃이라는 뜻이다. 이 꽃은 누가 보나 보지 않으나, 아무도 없는 산에서 홀로 피고 지고 있다. 그래서 이 시를 읽고 있으면 외로움과 허망함이 뚝뚝 묻어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시에서 애잔한 인생무상을 느끼며 자신을 돌아보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냥 주어진 인생을 살다가, 때가 되면 손을 놓고 이 땅을 떠나야 할 것이다. 이보다 더욱 허망한 일은, 돈을 벌고 쓰는 일에 바빠서 무능하고 무기력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다는 것이다.

내일 일은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다 없어지는 안개니라(약4:14)

하나님은 우리는 흙먼지(히브리어로 ‘아파르’)로 지으셨다. 그래서 우리는 죄다 먼지이다. 먼지는 아무런 존재감도 영향력도 없는 작은 물질에 불과하다. 그러나 자신을 무기력하고 무능한 먼지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별로 없다. 그러므로 자신의 인생이 보잘 것 없으며 자신의 능력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바로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예수님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이 복이 있으며 가난한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려 오셨다고 말하고 계시다.

하루살이처럼 하루를 살다가든, 이름 없는 잡초처럼 봄에 풀씨가 떨어져 가을에 죽어 마르든, 사람처럼 칠팔십년을 살다가든, 어차피 죄다 이 땅에서 유한한 생명들이다. 천문학적인 재산을 벌어들인 재벌가의 회장이든, 세상을 놀라게 하는 탁월한 학문으로 노벨상을 받은 대학자이든, 한세상 떵떵거리며 최고의 권력을 누렸던 대통령이든 간에, 그들 모두는 예외 없이 죽는다는 것이다. 죽으면 그동안 누렸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나야 한다. 그래서 그들이 죽고 나면 서서히 사람들의 기억에서 그들의 존재를 잊어버린다. 그들을 기억하던 사람들조차 이 세상을 떠나기 때문이다. 설령 후세의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주었다고 하더라도 그게 뭐 대수인가? 이미 그 대상인 사람조차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기에 죄다 허망한 일일 뿐이다.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가(전1:2,3)

‘헛되다’라는 뜻의 히브리어 ‘헤벨’은 ‘가치가 없다’라는 말이다. 전도서를 지은 솔로몬은 당대 최고의 권력을 누렸으며, 부와 명예 그리고 최고 지혜의 소유자였다. 그런 그가 세상의 모든 것들이 허무하다고 말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자신의 때가 이르면 모든 소유와 누리던 것들을 죄다 내려놓고, 세상을 지으신 창조자의 섭리에 군말 없이 따라야 한다는 것 때문이다.

흙은 여전히 땅으로 돌아가고 영은 그것을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전에 기억하라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도다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12:7,8)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전12:13,14)

그래서 솔로몬이 내린 결론은 무엇인가? 자신이 이 땅에서 행한 모든 것들은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이므로, 창조자 하나님의 명령을 지켜 따르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마치 대단한 인물처럼 우쭐대며 살아가지만, 정작 죽음이 자신을 찾아오리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다른 이들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자신에게도 이런 일이 발생하리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지만, 아무도 죽어본 경험이 없기에 죽음을 피부로 느끼며 죽음이후의 삶을 준비하지 않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유한한 인생에 가치를 두지 않고, 영원한 삶을 준비하며 사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항상 자신이 떠날 때를 잊지 않고 있다. 그게 내일일지 10년 뒤의 일일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리 머지않은 때에 두려워하는 날이 닥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는 각오로 살아야, 언제 그날이 자신에게 닥치더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이 땅을 떠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삶의 태도를 오롯이 적용하려면, 자신은 먼지만도 못한 존재이고, 안개처럼 허망한 인생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라.

Sort:  

Congratulations @paulshin! You have completed the following achievement on the Steem blockchain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You published a post every day of the week

You can view your badges on your Steem Board and compare to others on the Steem Ranking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To support your work, I also upvoted your post!

Vote for @Steemitboard as a witness to get one more award and increased upv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