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은 탄생이래로 찬사와 비난의 양갈래 길을 걸어온 편가름을 가지고 있는 패션아이템이다. 하이힐은 여성의 예쁜 다리라인을 더욱 돋보이게 하여 여성들의 자신감을 고취시킬 수도 있지만, 하이힐의 특성은 현대에 들어서 외모지상주의와 겹쳐지며 여성들에게는 또 다른 '억압'의 아이템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의학계에서는 하이힐을 장시간 신었을 때에 신체에 미칠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 여러차례 보고를 한 적이 있지만 그럼에도 현대사회는 하이힐을 알게 모르게 여성들에게 착용할 것을 강요하고 있으며 이것은 성차별과 더불어서 여성의 성적대상화를 만드는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다.
분명 하이힐은 그냥 신발이 아니라 '마법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는 신발이다. 하이힐을 신은 여성은 자신보다 키가 큰 사람과 나란히 눈을 마주칠 수 있으며, 사람들 앞에서 평소보다 가늘어진 자신의 다리를 드러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종아리 뒤쪽의 근육을 수축시켜서 각선미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기까지 한다.
더운 날씨가 되면, 높아지는 기온 만큼이나 여성들의 굽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노출이 심하고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으면서 하이힐을 신고 있으면 키도 커보이고 몸매비율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기 때문에 높은 굽의 샌들이나 하이힐을 더욱 선호하게 된다. 그래서 여성의 외모를 돋보이게 하는데 하이힐만큼 아찔한 아이템도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겠다.
하이힐을 신고 있으면 다리가 가늘고 길어보이게 만들며 가슴이 커 보이게 만드는 착시효과를 불러온다. 하이힐을 신으면 몸의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게 된다. 무게중심이 앞에 있기 때문에 몸은 균형을 잡기 위해서 상체를 뒤로 젖히게 된다. 더구나 평소보다 다리가 몸에 비해서 길어지기 때문에 배가 아니라 골반부위에서부터 상체가 뒤로 젖혀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무게중심이 쏠린 다리부분, 특히 허벅지 부분이 도드라지게 앞으로 나오게 되고 반대로 배는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꿈치 부분이 들리면서 자연스럽게 엉덩이가 위로 올라가게 된다. 상체가 뒤로 젖혀지기 때문에 가슴이 더욱 크게 보여지는 효과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여성이 더욱 매력적이고 깔끔하고 수준있는 여성으로서 돋보이기 위해서, 하이힐은 필수아이템인 것이 분명하다. 패션이라는 것이 자신의 만족이 아니라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더 큰 목적이고, 그 보여주는 의식 속에는 사회적 관계에 따른 자신의 입지를 어떻게 조절해가느냐라는 생존의 전략이 결합되어져 있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더 세련되고 멋있고 깔끔한 외모를 선호하는 것이 경제적 사회관계에서 당연한 것이겠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단정하고 깔끔한 외모와 차림새를 강요받으면서, 고객들을 상대해야 하는 서비스업종에서는 여성들의 하이힐 높이는 그 해당업체의 판매전략이나 매출량과도 직결되는 것이기도 하다. 같은 값이면 곱게 단장하고 예쁜 다리라인을 과시하면서 하이힐을 신고 있는 여성이 대접을 해주면 기분이 좋아져서 더 많은 구매욕이 일어나는 것과 같겠다.
지본주의적 관점에서 보아도, 여성의 하이힐 굽높이는 자본의 흐름에 유동성을 부여하는 또 다른 하나의 요소로서 작용을 담당하는 힘이 있음이라고 하겠다. 여성의 하이힐 높이가 올라갈수록 시각적인 선호도는 여성에게 호의적으로 변화되면서 자본주의적 동기부여에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자본의 창출과 수익의 증대에 기여하는 부수적 효과를 누리게 만들어주는 것이겠다.
최근 제주항공이 여성 승무원의 안경착용과 네일아트등을 허용한 데 이어서 굽이 낮은 구두를 언제든 자유롭게 신을 수 있도록 복장 규정을 완화했다는 소식이 있다. 제주항공은 승무원들에게 유니폼과 함께 구두를 지급하고 있었지만, 승무원은 규정된 구두만 신어야 했었다. 여승무원에게는 기내에서 서비스 할 때에 신는 기내화 (굽 3cm) 와 항공기 밖에서 신는 램프화 (굽 5~7cm) 등 2종류가 지급이 된다.
기내에서는 서비스 과정에서 굽이 높은 구두로 인하여 승무원이 넘어져 다치거나 비상상황에서 구두 굽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굽이 낮은 기내화를 착용하도록 해왔으며, 지금까지 시내·공항 등 항공기 밖에서는 상대적으로 굽이 높은 램프화를 신어야 했지만, 이번 복장 규정 개정으로 인하여 기내이외의 다른 시내등에서도 굽이 낮은 기내화(굽높이 3cm) 착용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제주항공의 이러한 여승무원의 복장규정 완화는 외모중심적인 전략으로 자본주의적 이윤추구에 더 유리한 메리트를 형성시키려는 관점을 탈피하여 직원의 건강과 자유로움을 더 크게 보장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겠다는 것이며, 단기간적인 이윤추구에 더 유리한 여성의 외모중심적 가치관 보다는 장기적으로 여성직원들이 더욱 건강한 삶을 유지하면서 회사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만들려는 우회적인 전략의 변화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런데 곰곰히 잘 생각해보면, 항공기 내부의 그 좁은 통로에서 카트를 밀고 왔다갔다 하면서 서비스제공의 업무를 맡고 있는 여승무원들이 굳이 하이힐을 신고서 일을 하고 있을 필요가 있는 것일까 하는 것은 약간 의아한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분명 여승무원은 기쁨조도 아니고, 매력적인 외모로 패션쇼를 하면서 눈요깃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아닐텐데 말이다. 더구나 항공기의 운항과정에서 폭력행위나 취객난동이 있을 수도 있고, 비상탈출등의 위급상황에 대한 대처도 해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승무원들인데, 그들에게 굽낮은 신발과 편안하고 활동성이 좋은 바지 착용을 하라고 지시하는 것이 분명히 더 좋은 것이지 아닐까 싶다.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에, 여성의 하이힐 착용과 짧은 스커트로 외적인 매력을 과시하게 만들어서 고객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어서 더 좋은 구매욕을 유도하는 것이 당장은 더 좋을 수 있겠지만, 길게 보았을 때에 여성의 건강이 무너지고 장기근속이 어려워지면, 그로 인해서 입게되는 재정적 손실이 더 클 수도 있을 것인데 말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본주의적 속성에서는 나이 어리고 이쁘장한 외모의 연령기준으로서 여성을 우대하여 고객들을 응대하게 만드는 것이 더 남는 장사이기도 하니, 어차피 한참 아름다운 미모가 물 오를 나이대에만 잠시동안 이용해먹고 폐기처분하는 것이 자본주의적 속성에 입각한 아주 합리적인(?) 운영의 전략이기도 하겠다.
그러니, 같은 값이면 지금 당장은 여성승무원들에게 매력적인 외모를 유지하도록 굽높은 하이힐 착용을 규정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일 수 밖에,,,
편안한 복장은 당연한 일인데도 획기적인 내용으로 와닿는게 슬프네요.
최초의 하이힐은 중세시대 유럽 길거리에 워낙 더러운 오물들이 많아서 오물을 밟지 않기 위해 귀족여성들이 신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습니다. ㅎㅎ
아직도 여성의 역할이 서비스제공이라는
국한적이고 수동적인 영역에 머물고 있다는 점
갈 길 멀게 느껴집니다.
제주 항공이 획기적이네요
가슴이 커보이는 효과까지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도 힐 신고 고생하는 것을 보면, 여자친구에게 그리 권하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ㅠㅠ 어릴적 대학교 축제에서 여장을 했다가 힐 신고 죽을 뻔 했습니다 ㅋㅋㅋㅋㅋ
하이힐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네요.
배가 들어가게끔 해준다는 글에, 제배를 괜히 한번 쳐다 봤습니다. ^^;
항공기 승무원들에 있어서는 보다 편안한 복장과 신발로 대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특히 장거리 비행은 앉아가는 승객들도 피곤한데, 승무원들은...후... 단정하고 깔끔한 캐쥬얼 복과 편안한 운동화도 좋을듯 한데 말이죠... 그럴리는 없겠지만, 항공사 대표가 된다면, 그렇게 한번 바꿔보고 싶습니다. ^^
저는 몸매가 달라져보일지라도 하이힐은 못신겠더라구요 ㅜ ㅜ 그닥 차이도 없... 승무원은 직업만큼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는게 당연한거 아닐까 싶어요.
비행이라는게 유흥도 아닌데 왜 저런 차림인지 이해가 안 됩니다.
하이힐을 신으면 남들에게 보이는 것 보단 스스로 자신감도 생기고 마음이 잡혀 좋은 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힐을 절대 오래 못신기 때문에 ㅎㅎ
요샌 무조건 굽 낮은 신발만 찾고있네요-
승무원분들도 요새 기내화 굽이 많이 낮아지고 통굽으로 된 편한 신발 많이 신으시더라고요.
무슨 일을 하든 편한 신발은 필수적인 부분인 것 같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