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를 라거와 에일로 분류한다는 것은 지난번 포스팅에서 다루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녀석이 하나 있다는 것도요.
바로 랑비크(람빅, Lambic)입니다.
랑비크(람빅, Lambic)
보통은 영어식 발음으로 람빅이라고 많이 부르나, 저는 랑비크라고 적도록 하겠습니다. 벨기에 브뤼셀 지방에서 생산되는 맥주 스타일입니다. 랑비크라는 이름은 렘비크(Lembeek) 마을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지금은 맥주를 양조할 때 에일 효모나 라거 효모를 일부러 집어넣는 과정이 있지만, 고대나 중세까지만 해도 효모가 맥주를 발효시킨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발효조를 열어두고 맥아즙이 발효되기를 기다려 발효시켰습니다. 다행히도 자연의 효모가 내려앉으면 발효가 되겠지만, 엉뚱한 세균에라도 감염이 되면 애써 담아둔 맥주 원액이 썩어버리기 일쑤였습니다. 또한, 지역마다 살고 있는 효모가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재료로 맥주 원액을 담그더라도 지역마다 결과물은 사뭇 달랐습니다.
자연 발효(open fermentation)
이런 실패 확률이 높은 발효 방식을 뚜껑을 열고 자연스레 발효한다 하여 자연 발효(open fermentation)라고 부릅니다. 상면 발효(Ale), 하면 발효(Lager)와는 구분되는 발효 방식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브뤼셀 지역에서 맥주를 자연 발효로 담그면 맥주에서 신맛이 납니다. 처음에는 그 이유를 몰랐으나 나중에야 이 지역에 사는 효모가 신맛을 내는 효모라는 것이 밝혀지고, 미생물학이 발달함에 따라 이 효모를 인공적으로 배양하여 사용하게 됩니다. 또한, 이 효모의 이름을 브렛(Brett) 효모라고 짓습니다. (물론 실제 이름은 더 길지만 브렛이라고 줄여서 부릅니다.)
효모가 발견되었으니 이제 브뤼셀 근처가 아니라고 해도 시큼한 랑비크를 양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실패 확률이 높은 자연 발효를 굳이 하지 않아도 됩니다. 에일이나 라거처럼 효모를 접종하고 닫아두고 발효하게 됩니다. 물론 자연 발효를 고수하는 양조장이 있긴 하지만 현재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망치면 650L를 버립니다.
랑비크의 종류
랑비크는 분류 명칭이고 그 아래에 스타일도 존재합니다. 물론 이 부분은 에일이나 라거와는 다릅니다. 에일이나 라거는 보통 맥아를 달리하거나, 홉을 달리하여 여러 가지 개성 있는 스타일을 만듭니다. 하지만, 랑비크는 랑비크 원액을 가지고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블렌딩) 스타일을 만듭니다.
언블렌디드 랑비크(unblended lambic)
랑비크 원액입니다. 랑비크 원액은 사실 식초같이 신 맛이 납니다. 원액 그대로 먹는 것은 고문에 가깝습니다. 물론 이런 신 맥주를 좋아하는 마니아도 있습니다만, 일반적인 취향은 아닙니다. 랑비크는 양조 후 보통 떡갈나무 통에 양주처럼 2~3년간 숙성합니다. 이렇게 숙성할수록 식초처럼 신 맛이 강해집니다. 이러한 숙성된 원액을 Oude Lambic(Old Lambic, 오드 랑비크)라고 부릅니다. 이 식초를 병에 담아 팔기도 하는데 이런 스타일을 언블렌디드 랑비크라고 합니다. 아무것도 타지 않은 순수한 원액이라 가격도 비싸고, 수요도 별로 없어 국내에 수입이 잘 되지는 않습니다.
괴즈(Gueuze)
식초 맛 올드 비어에 1년 정도 숙성한 영 랑비크(Young Lambic)를 섞은 제품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조금 대중화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괴즈는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만, 맛은 역시나 덜 신 식초입니다. 올드 람빅을 좀 많이 넣은 제품은 Oude Gueuze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Faro와 Fruit Lambic
랑비크 맥주를 좀 더 대중화시키기 위해 벨기에 사람들은 설탕이나 과일을 첨가해 한번 더 숙성합니다. 탄산이 있는 달콤한 과일향의 술? 뭔가 연상되지 않나요? 바로 샴페인입니다. 파로와 후르츠 랑비크는 대부분 삼페인과 비슷한 맛이 납니다. 복숭아맛 맥주, 딸기맛 맥주, 포도맛 맥주가 바로 이 랑비크 입니다.
라즈베리 | |
사과 | |
블랙커런트 | |
복숭아 | |
포도 | |
딸기 | |
바나나 | |
파인애플 | |
살구 | |
자두 | |
레몬 | |
블루베리 |
프랑스어로 과일 이름을 알아보자
Faro(파로)
괴즈에 설탕(Faro)을 넣었습니다. 그럭저럭 마실만 합니다.
린데만스 파로(Lindemans Faro)
Kriek(크릭)
괴즈에 체리를 넣었습니다.
린데만스 크릭(Lindemans Kriek)
세인트루이스 프리미엄 크릭(St. Louis Premium Kriek)
pêches(뻬슈)
괴즈에 복숭아를 넣었습니다. 추천합니다. 호로요이보다 낫습니다.
린데만스 뻬슈레제(Lindemans PECHERESSE)
CASSIS(블랙 커런트)
괴즈에 블랙 커런트를 넣었습니다. 복분자 맛입니다.
린데만스 카시스(Lindermans CASSIS)
랑비크 맥주는 샴페인 같은 맥주다.
그냥 이전 내용을 모두 잊으시고 랑비크 맥주는 샴페인 같은 맥주다.라는 것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후르츠 랑비크는 대부분 3.5도의 저도수 맥주라 가볍게 마시기에 좋습니다. 괴즈 이상은 마니아가 먹도록 나둡시다. 샴페인이 필요한 순간 랑비크를 준비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음식 궁합
샴페인의 대체재입니다.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준비하시면 환호를 받습니다. 여성분들에게 취향 저격입니다. 파스타에 잘 어울립니다.
맥아당의 맥주 이야기
- 맥주의 구성요소 / 물
- 맥주의 역사 (2) / 맥주 순수령(Reinheitsgebot)
- 맥주의 역사 (1)
- 트라피스트(Trappist) 맥주
- 맥주의 분류 - 라거(Lager)와 에일(Ale) #2
- 맥주의 분류 - 라거(Lager)와 에일(Ale)
맥아당의 시음기
- 바이엔슈테판 헤페바이스비어 듄켈(Weihenstephaner HEFE WEISSBIER Dunkel)
- 에히트 슈렝케를라 라우흐비어(Aecht Schlenkerla Rauchbier)
- 크롬바커 필스(Krombacher Pils)
- 발슈타이너 프리미엄 베룸(Warsteiner premium verum)
-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
- 시메이 골드(Doree)
- 시메이 화이트(Chimay Tripel)
- 시메이 블루(Chimay Grande Reserve)
- 바이엔슈테판 헤페 바이스비어(Weihenstephaner HEFE WEISSBIER)
- 휘슬러 베어포 허니 라거(Whistler Bear Paw Honey Lager)
- 가펠 쾰시(Gaffel Kolsch)
- 에이딩어 바이스비어(Erdinger Weissbier)
- 뒤세스 드 브루고뉴 (Duchesse de Bourgogne)
- 필스너 우르겔(Pilsner Urguell)
- 파울라너 헤페 바이스비어(PAULANER Hefe Weißbier)
- 기네스 드래프트(GUINNESS DRAUGHT)
- 크로낭부르 1664 블랑(Kronenbourg 1664 BLANC) & 오리지널
맥아당의 생각과 잡담
개인적으로 샴페인 좋아해서 그런지 랑비크 맥주 한번 접해보고 싶어요 ㅋ 재미있게 잘 보고 가용 😃
네 댓글 감사합니다~ 먹스팀 잘 보고 있어요~
친절하게 사진까지 ^^
ㅎㅎ 좋은 주말 보내세요. ㅋ
람빅이 가장 낭만적인? 맥주인거 같아요 ㅎㅎ
브렛맥주 오래만에 마시고싶네요! 가죽냄새 ㅎㅎ
좋은 사람과 홈파티를 할 때 주로 마셨던 맥주여서 그런지 이 맥주를 생각하면 전 되게 설레네요. ㅋ
좋아하는 맥주포스팅이네요..잘 읽었습니다. 맞팔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주 뵈요~~
네~~~
말씀드린 데로. 팔로우. 보팅. 리스팀 해갑니다. 왕성한 활동 부탁드릴께요.😊
감사합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너무 오랜만에 왔습니다. ㅠ.ㅠ 매일 두 개씩 차분하게 읽어봐야겠어요
리스팀 좀 해갈게요 ^-^ 괜찮죠??
네 감사합니다~! ㅋ 자주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