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으로서의 정치적 중립.

in #busy7 years ago (edited)

AD HOMINEM

정치 용어 중 Ad Hominem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네이버 사전에서는 단순히 인신공격이라고 번역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의 인성을 공격하며 중대한 정치적 의제들을 흐리게 하는 하나의 책략이지요. 이는 현재 직면해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정치인으로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한 방책을 논하는 것에 방점을 찍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왜 이 같은 중책을 맡을 자질이 되지 않는 지에 대한 프레임을 짜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실업률 증가에 따른 안건에 대해 집권당이 내어 놓은 정책들은 분석하고 그것의 실효성과 정당성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금수저 출신이기에, 노조 출신이기에, 기업의 노예이기에, 운동권이기에 정책들이 편향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매도하는 것입니다. 다방면의 전문가들을 동원해 혹여나 있을 결점들을 파악하고 수정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말이지요.

여기서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책략이 성공적인 프레이밍으로 이어졌을 때입니다. 예를 들어 보수정당을 생각할 때 이상적이기만 한 진보와 맞서는 정당이 떠오르고 반대로 진보정당을 생각했을 때 틀에 박힌 보수정당이 떠오를 때이죠. 코카콜라를 보고 찌그러진 펩시가 생각나는 것처럼 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보수정당 = 썩은 진보 or 진보정당 = 썩은 보수로 이어지는 것이지요.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것만으로도 반대 정당에 침을 뱉게 되는 이와 같은 해로운 프레이밍은 앞으로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 도모해야 할 정책들에 커다란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의제들을 해결하는 것은 뒷전이고 상대방의 뿌리를 뽑는 것이 국익에 가장 이롭다는 믿음에 혈안이 되니까요. 경제학, 사회과학, 그리고 많은 분야들이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 왔고 그에 따라 중요 사안들을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중대한 여력 또한 갖출 수 있게 되었지만 그것들은 안중에도 없게 되는 것이지요.

참으로 아이러니 합니다.

시민으로서의 정치적 중립

최근 대한민국에서 정말 많은 정치적 사건들이 일어났습니다. 21세기 민주주의라고 말하기 정말 부끄러울 정도로 말이지요. 여태껏 여럿의 스캔들이 결국엔 누구의 잘못인 것임이 명백히 들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하게 감싸주거나 또 공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마 상대방의 뿌리를 뽑는 것이 최선책 이라는 그릇된 프레이밍 속에 갇혀있기 때문이겠지요.

특정 정책들에 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분분할 수 있겠지만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과 무관하계 한 명의 시민으로서 확연히 질타하고 비난할 수 있는 정치적 행동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정보를 은폐한다거나 의혹을 회피하고 수사를 거부하는 행동들이 있지요. 정당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이에 있어 어떤 정당도 자유롭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건전한 정치사회를 이루기 위해선 시민으로서의 정치적 중립을 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어느 정치적 편향에 얽매이지 않고 한 명의 시민으로서 정치를 바라보는 태도를 택하는 것입니다.

정책에 대해 상이하게 나타나고 또 부딪히는 의견들은 개개인의 이해관계가 다르기에 충분히 이해하고 또 건강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명백히 질타 받아야 마땅할 행위들에 대해 순전히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라고 해서 혹은 더 나은 정당이 없다고 해서 그것들을 눈감아 주는 행위는 결코 건전한 정치사회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일관된 태도를 보여주어야 정당과 프레임에 자유로운 건전한 비판적 태도를 고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센세이셔널한 자극들에 반응하지 않고 순전히 행동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특정 사람들 혹은 정치인들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행동에 포커스를 맞추게 된다면 더 이상 모호한 정치 그룹 혹은 정당과 다투는 것이 아니라 일관되게 추구하는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혹여나 이 글을 읽고 불편한 마음을 가지시는 분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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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

저는, 사람이 육체를 가지고 있는 이상, 이성과 논리에 의해서만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은 허구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심리기제는 어쩔 수 없으니까요. 다만, 옳고 그름에 대한 끊임 없는 대화와 그 대화를 이끌갈 수 있는 민주시민의 소양, 그리고 타협점을 찾아가려는 의지가 있다면, 우리가 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음은 의심하지 않습니다.

정당 논리를 벗어나 시민으로써 중립을 가지고 사안을 판단하자는 말에 공감이 가는 말씀입니다. 중립이라는 것 보다 원칙이라는 말이 더 뜻에 가까운 말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정치적 중립은 매우 어려운 일 입니다. 중심이 어딘지 찾기란 힘든 일이거든요. 나는 사과를 좋아한다는 사람과 나는 수박을 좋아한다는 사람의 중립은 어디일까요? 나는 사과를 좋아하지만 수박도 괜찮은 것 같다 혹은 사과가 더 좋은 이유를 '설득' 하는 것이 바로 정치죠.

'나는 정치적이지 않다는,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조지 오엘의 말 처럼 모든 인간은 정치적입니다. 그러니 각자의 입장을 떠들고, 편을 들고, 공감하거나 배척하거나 타협하거나 의견을 말하면서 앞으로 나가야 하는 것 같아요. 그게 바로 민주주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근데 사람이다 보니 그런 판단을하는게 굉장히어렵습니다...ㅠㅠ 감정에 휩쓸리기도 하고 자신의 감정 프레이밍에 맞추기도 하고 그런거 같아요 ㅠㅠ 단 사람이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생길수 밖에 없는데.... 서로간에 잘 보완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정치적으로 아주 편향적이라서 편향에 대한 거부감은 없어요..ㅎㅎ

오늘도 호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7 years ago  Reveal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