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열기는 한풀 꺾였지만 거래소 설립 붐은 여전하다. 우리나라에서 운영되는 거래소만 50개가 넘을 정도로 2018년에 많은 거래소가 설립되었다. 하지만 운영은 원활하지 않았다. 입출금 문제, 해킹 그리고 ‘먹튀’ 상황까지, 많은 트레이더들이 곤욕을 겪었다. 반면 투자자를 보호한다는 취지 아래 지난해 초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정부는 여태까지 뚜렷한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제는 정말 움직임을 보여야 할 때다. 그리고 이 기회를 잘 이용하여 우리나라의 산업 체질에도 변화를 주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변화할 때
정말로 투자자를 보호할 작정이라면 정부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 현황 파악하는 데만 금쪽같은 1년을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부의 인식은 여전히 한자리에 머물러 있는 듯이 보인다.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밝힌 ‘불공정 약관 시정’ 문서에 따르면, 거래소를 ‘가상통화 취급소’로 명명한다. 거래소로서의 지위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적절한 제도가 만들어지지 않을 동안 피해자는 속출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퓨xx 거래소 먹튀 사건’은 규제 공백기의 결정체이다. 채굴형 거래소를 오픈하겠다고 약속하고 투자대금으로 이더(ETH)를 수취했지만 투자자들을 기만하는 메시지와 함께 잠적해버렸다. 약 30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지만, 아직까지도 들려오는 소식은 없다. 헬스장, 골프장 회원권 다 팔아 놓고 도망가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처음부터 사기를 치기 위해 작당모의했다는 것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투자자들에게 본인 책임이라는 굴레를 씌워 모른 체하기에는 감독자로서 정부의 역할은 너무 부족했다.
거래소의 잠재력과 국가 성장 동력
정부는 거래소 규제를 투자자 보호와 동시에, 정책 도입의 기회로 잡아도 좋을 것이다. 거래소는 금융 거래의 중심지 역할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산업 체질을 바꾸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는 제조업 중심의 성장동력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그 흐름에서 금융산업이 빠진 것은 안타깝다. 제조업 기반의 산업에서는 투입한 자본과 노동력으로 얻어낼 수 있는 투자자본수익률(ROI)에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해 금융과 투자의 영역에선 한계가 없다. 원화의 경우 기축통화에 비하여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기성 경제 모델에서는 금융 강국으로 자리잡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암호화폐에서는 우리나라가 분명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폭발력이 있다.
제대로 된 거래소 설립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가적인 경쟁력을 갖출 인프라도 구축할 수 있다. 지난해 블록체인 업계에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백트(Bakkt) 거래소 설립이 화두였다. 두 가지 모두 지난해에 성사되지 않았지만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이 있었다. 하나는 ETF는 쉽사리 승인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Bakkt 거래소가 불안정한 암호화폐 가격 변동성에 안정성을 찾아 줄 것이라는 기대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유동성과 믿을 수 있는 장부 환경이 마련되면 대규모 투자자들이 시장에 진입할 이유가 생긴다는 것을 알았다. 이처럼 거래소 설립은 시장의 추세를 바꿀 정도의 강력한 이슈가 될 수 있다. 제대로 된 거래소가 승인되는 것만으로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고, 이를 통해서 금융 산업에서의 강점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믿을 수 있는 거래소 설립 주체 그리고 사사로운 버그에 시달리지 않고 발전된 기능으로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었던 것이다.
2019년에 거는 기대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한다. 거래소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고, 미래의 대한민국 산업 체질에 대해서도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 여태까지 우리나라가 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던 금융업에 대해 글로벌 진출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다. 이런 추세와 더불어 투자자들이 걱정 없이 트레이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차트 조작, 거래 버그, 해킹 그리고 운영진 잠적과 같은 불안 요소를 안고서는 그 어떠한 발전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2019년 새해가 밝았다. 시장과 투자자들도 조금씩 성숙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규제와 제도 또한 투자 환경을 뒷받침하며 같이 성장했으면 한다.
건전 생태계 가즈아!!
블록체인 생태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