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서 정해집니다. 그런데 비트코인의 공급 측면은 비교적 명확합니다만 비트코인의 수요는 왜 생길까요?
'비트코인의 가치는 누가 보증하는가' 글과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https://steemit.com/bitcoin/@ss1022/3lajal
비트코인의 수요는 '가치저장의 수단'에 대한 욕구입니다.
목돈이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은행에 둔다.
- 집을 산다.(건물 사면 더 좋고!)
- 주식투자한다.
- 예술품을 산다.
- 보험을 든다.
- 마카오에 간다.
- 금을 산다.
아마도 가장 흔한 대답은 2번, 가장 적은 대답은 1번 혹은 6번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쪽이 더 멍청한 지 잘 모르겠습니다.
화폐를 발행하는 기관은 화폐를 사용하는 유저에게 그 화폐의 가치를 유지시켜줄 책임이 있습니다.
짐바브웨나 베네수엘라 같은 인플레이션으로 화폐의 가치를 믿어온 사람들을 배신하면 안되다는 거죠. 평생을 모아온 돈이 휴지조각이 된다면 얼마나 허망하겠습니까.
하지만 모든 국가가 인플레이션을 통해서 화폐의 가치를 하락시키고 있습니다. 단지 유저들이 감당할만한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느냐, 선을 넘어서 화폐 시스템을 붕괴시키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목돈이 있을 때 집을 사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어차피 화폐를 갖고 있어봐야 이자율도 낮고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손해라는 거죠. '부동산 불패- 집값은 어차피 오른다'의 다른 이름은 '화폐의 전패-화폐의 가치는 유지되지 않는다'입니다. 오르는 것이 부동산 가격뿐이겠습니까? 그만큼 과자 가격도 많이 올랐습니다. 단지 30년 전에 과자를 사두었다면 그 과자의 가치는 사라지지만, 부동산은 그 가치를 저장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물론 부동산 가치의 평가는 훨씬 복잡하겠지만, 화폐의 가치하락에 대해서 주목해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동산이 가치 저장수단으로서 불리한 점은 많습니다.
- 부동산을 사고 팔 때 세금과 수수료가 있다.
- 부동산을 보유시 세금이 있다.
- 부동산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든다.(유지 보수를 포함하여, 집값 안떨어지게 하려고 하는 모든 노오력)
- 부동산은 불균일하다. -내가 정확히 일억 오천만 삼백 칠십원이 있다고 한다면, 그 금액만큼 저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가격 내에서 '발품'과 '인터넷품'을 팔아서 좋은 물건을 골라서 사야한다. 맘에 드는 물건은 일억 칠천만원이고 내가 살 수 있는 물건은 일억 이천만원일 수 있다. 일억 이천짜리를 산다면 나머지 삼천만 삼백 칠십원에 해당하는 가치는 저장할 수 없다. 대출을 받아 구매할 수 있지만, 이것도 이자 비용 및 진행 비용이 든다.
- 부동산은 나눌 수 없다. 큰 돈을 들여 부동산에 가치를 저장했다고 하더라도, 급하게 돈이 필요한 경우에 이를 나누어서 사용할 수 없다.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이것도 비용이 든다.
- 부동산은 원할 때 처분할 수 없다. 사겠다는 사람이 있어야 팔지...
위와 같은 약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부동산을 사는 이유는 가치를 저장하고, 투자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만큼 가치를 저장하기 위한 수단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주식, 예술품, 보험, 마카오, 금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보유, 환전, 분할, 투자 수익 및 리스크를 보고 판단하시길>
만약 3억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집을 살 겁니다. 20억이 있으면 건물 사겠다는 사람이 많겠죠. 100억이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마 본업은 내팽개쳐두고, 이 재산의 가치를 유지하고, 투자하는 데 관심을 기울일 것 같습니다. 100억이 있다면 절대로 은행에 둬서는 안되겠죠. 여러분이 먹고 쓰는 것보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발생하는 손해가 어마어마하니까요.
비트코인의 수요는 가치를 저장할 수 있는 수단이 부족하기 때문에, '가치 저장을 하고 싶다!'라는 수요가 있다고 봐야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집값이 100비트코인인데 10년 뒤에도 그 집을 100비트코인으로 살 수 있을까요? 만약 살 수 있다면, 비트코인은 화폐에 비해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집보다 뛰어난 것입니다.(비트코인은 위에 나열한 단점들이 없거든요.) 혹시 10년 뒤에는 같은 집을 50비트코인으로 살 수 있다면, 비트코인은 가치 저장을 넘어서 투자수단이 될 수 있다고 봐야 합니다. 제가 처음 비트코인에 투자한 2017년 6월 초에 비하여 약 4개월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BCH를 포함하여 두 배가 넘었습니다. (330만->680만)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의 화폐로서의 가치를 생각할 때 신용카드와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액결제가 신용카드만큼 빠르고 편해야 하고, 이체를 실행하는데 몇 시간씩 걸리면 화폐가 될 수 없다고 말하죠. 하지만 신용카드와 경쟁하는 것은 부차적인 목표입니다. 비트코인이 경쟁하는 대상은 부동산과 금입니다. 가치 저장의 측면에서 비트코인이 부동산이나 금보다 낫다면 비트코인의 존재 가치는 충분합니다.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비트코인의 기능이 훌륭하다면 결제 기능은 조금 떨어져도 상관없습니다. 결제 기능이 뛰어난 통화는 널렸거든요.(리플?) 그리고 결제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서 우회하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편의성의 차이가 있지만, 몇 가지 떠오르는 방법이 있네요. 하지만 이미 현재 상황에서도 비트코인의 수수료는 부동산 거래 수수료보다는 훨씬 낮습니다.
부동산/금 거래 수수료 vs 비트코인 거래 수수료
부동산/금 보유비용 vs 비트코인 보유비용
부동산/금 분할가능성 vs 비트코인 분할가능성
부동산/금 투자 수익 리스크 vs 비트코인의 투자 수익 및 리스크
위의 비교에서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 측면에서 경쟁 수단보다 우위에 있을까요? 추가로 투자 이익이 생긴다고 생각하면 투기 수요도 발생하겠죠. 이것이 바로 비트코인의 수요입니다.
비트코인이 약점은 리스크가 높다는 점입니다. 비트코인은 부동산이나 금에 비하여 리스크가 있는 투자수단입니다. 그리고 리스크를 줄이는 뉴스가 들려올 때마다 비트코인의 수요와 신뢰도(=가격)는 올라가게 됩니다.
현재 비트코인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일부를 차지할 정도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리스크에 비해서 성공 시 기대수익은 어마어마하거든요. 따라서 총 자산의 약 5~10퍼센트를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정도는 합리적인 투자로 보입니다. 게다가 비트코인 투자는 진입 장벽도 낮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산의 5퍼센트 정도를 비트코인에 투자한다면, 그 파급력은 얼마나 될까요? 저는 부동산 시장까지는 잘 모르겠고 적어도 금 시장은 대체할 정도가 된다고 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