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시티 프리퀄] 어쩌다 프리퀄

in #stimcity6 years ago (edited)




어쩌다 프리퀄



그때에 나는 알지 못했습니다. 일 년 뒤 같은 기간 동안 [스팀시티]의 마법사가 되어 또 다른 순례 여행을 시작하게 될지 말입니다.

블록체인/암호화폐의 세계는 이 글을 쓸 때까지만 해도 마법사와는 전혀 무관한 세계, 딴 세상의 이야기였습니다. 다른 두 명의 마법사가 블록체인/암호화폐의 미래에 대해 갑론을박하며 논쟁을 하는 가운데에도, '뭔 소린가??' 하며 지켜보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정확히 1년 뒤 [스팀시티]는 시작되었고, 2017년의 유럽 버스킹 투어는 [스팀시티]의 프리퀄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닮아 있고,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일에는 매번 같은 일들이 펼쳐집니다. 운명처럼 만난 사람들이 서로를 탐색하고, 환상에 빠져들고, 갈등하다 폭풍 속에 분열되고, 그중에 적응하고 서로를 받아들인 이들이 한 배에 타고 미지의 세계를 항해하게 되는 일 말입니다.

한스의 밴드가 겪었던 일들을 [스팀시티]도 모양은 비슷하게, 내용은 거기서 거기인 채로 겪게 되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이것은 커뮤니티, 공동체이니까요.

 

내노라 하는 인재들이 모여서 저마다의 블록체인을 개발하는 상황이고, 사실상 그들이 내놓는건 비슷비슷하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상대를 이기려면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하는데, 블록체인에서의 그 플러스 알파는 "커뮤니티"일 것이다.

다시 말해 "누가 커뮤니티가 더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이오스가 가장 유망하다고 판단하는 것이고.)

그러던 와중 지난주에 스팀잇에서 아주 흥미로운 글을 접했다.

스팀 시티 라는 프로젝트인데, 스팀 방송국이라는 것을 운영해서 스팀을 통해 양질의 정보 제공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고 자연스럽게 사용자 유입이 늘어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스팀의 가치를 상승시킨 뒤 이를 통해 스팀에서 일어나는 활동들을 실물 경제와 연결시켜보려는 프로젝트로 보인다. ('보인다'로 끝맺은 이유는 사실 좀 뜬구름 잡는 것 같은 이야기들도 아직 있어서 정확한 방안과 계획은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
 
_ 비트코인 피자데이와 스팀시티 | 작성자 돌고래

 
네이버에서 '스팀시티'를 검색하면, 지금은 [스팀방송국]의 총수가 되신 풍류판관님의 [[스팀시티] 총수 지원 탈락의 변]이 맨 상단에 뜨고.. 그다음으로 뜨는 포스트를 우연히 읽게 되었습니다. 작성자분이 스티미언이신지는 모르겠으나, 그저 직관을 따랐을 뿐인데 마법사는 어느새 [스팀시티]를 시작하게 되었고, 작성자분의 견해를 따르자면 또다시 커뮤니티, 공동체란 것에 발을 담그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얄궂은 운명입니다. 이제 좀 쉬고 싶다는 마법사에게 다시 공동체, 커뮤니티라니요.

 

프로젝트는 mmerlin 이라는 분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그의 글 하나가 사람들을 불러모았고, 현재 총수를 선출하여 프로젝트를 정말 시작해보려는 단계인걸로 보인다.

앞서 커뮤니티의 조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사실 거의 모든 블록체인에 각각의 커뮤니티가 있다. 문제는 요즘 암호화폐 시장은 거의 투기 판이라서 커뮤니티라는 곳이 유저들이 모여서 이 코인을 어떻게 쓸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하는 곳이 아니라 가격이 어떻게 될지를 점치는 FUD 와 FOMO 만이 넘쳐나는 의미없는 곳이 대부분이라는 것.

이 서비스가 왜 블록체인으로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앞으로는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에 대한 유저 단계에서의 고민은 전혀 없다고 보면 된다. 이유는
 
1_ 실제로 유저가 사용할 수 있는 단계에 있는 코인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2_ 실제 사용단계에 있는 코인이라 할지라도 유저들은 사용도 안해봤고, 앞으로도 그럴 일이 없는 코인을 인터넷 상의 정보를 보고 투자한다.

3_ 실제 사용 가능한 코인, 개선 의지를 가진 사람의 투자가 충족 되었더라도, 개발자가 아닌 이상 기술적인 지식이 부족해서 본인의 개선 의지를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 모른다. 방법을 찾다가 결국 포기하게 되겠지.
 
위와 같은 이유로 그들 스스로가 선택한 이유에서건 어쩔수 없이 구조가 그러한 이유에서건 건설적인 대화가 나올 수 없는 구조가 된다.

이런 와중에 스팀에 올라온 이 아이디어는 유저들 로부터 나온 아이디어가 모여 그들 스스로가 코인의 가치를 만들어 나아가는 움직임이라는 데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마치 비트코인의 가치를 한층 올려줬던 라스즐로의 피자 거래 처럼.

스팀 시티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스팀은 이런 움직임이 시작될 수 있는 플렛폼이라는 것 만으로도 지속 가능한 블록체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_ 비트코인 피자데이와 스팀시티 | 작성자 돌고래

 
그랬군요. 마법사가 아무 생각 없이 시작한 상호작용의 결과가 커뮤니티로 귀결되었군요. 마법사는 이것을 깨닫고는 화들짝 놀라 1년 전의 기록을 들춰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 편씩 연재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모든 기록은 1년 전에 완결되었고, 비문과 오타 수정 정도를 제외하고는 따로 손을 댈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고 역시 커뮤니티의 이야기는 닮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스팀시티]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 걸까요? 한스의 밴드처럼 서로 눈치 보며 미루다 가라앉아 버린 걸까요? 가져가지도 못할 거면서 유리창을 깨버린 누군가들을 원망하며, 암스테르담의 유리조각 박힌 타일 위에 주저앉아 있는 건가요?

그러나 비록 [스팀시티]는 가라앉았으나, [스팀시티]의 밴드의 기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한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자신의 꿈을 위해, 성배의 복원을 위해, 운명의 부름에 반응하기 위해! '선한 싸움'을 이끌어 갈 [스팀시티]의 기사들은 온라인 세계를 박차고 나가 지구를 동쪽으로 서쪽으로 돌고 있고, 신이 되어버리려 하고 있는 거대 포털들과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불합리하고 멍청하고 구려터진 세상에 마이크를 들이대려고 하고 있습니다.

라스즐로의 피자거래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누가 총수 할 사람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손을 번쩍 들며 '저요!', '저요!!', '저요!!!'했던 총수님들의 반응의 순간, 스팀만배의 피자들은 오븐에 올라가기 시작했고, 이제 발현의 임계점까지 가열차게 타오를 일만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용감하게 계시를 따르며 구정물도 마다 하지 않던 [스팀시티]의 기사들은! 머뭇거리다 머리에 구멍이 나버릴 누군가가 아닙니다! 다 늙어서 인생의 밀린 숙제를 하느라 쇼를 하고 말 누군가가 아닙니다! 스팀으로 닭을 먹여야 한다 말하는 미친 플랑크톤이며, 알을 뚫고 나온 작가이고, 사랑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포기할 줄 아는 사랑꾼이며, 목숨을 걸고 금기를 깨고 말 개혁자들입니다.

그것은 이미 기록되어 있습니다. [스팀시티]의 역사책에 이미 낱낱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스팀시티]의 시민들에 의해 반드시 세상에 드러나질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은 누구입니까?
[스팀시티]의 역사책에 무엇으로 기록되고 싶습니까?

미안합니다. ごめんなさい.
지구 행진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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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살 난 유리창은 암스테르담에 버려져 있다 | 어쩌다 프리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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